[단독]현대重 사우디 화력발전 시운전 두산重 손 빌렸다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 2016.04.22 18:36

제다사우스 화력발전 사우디아라비아 전력청 요청 따라 경험 많은 두산중공업 '러브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사우스 화력발전소 조감도.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사우스 화력발전소의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두산중공업의 손을 빌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현대중공업의 요청을 받아 화력발전소 시운전 인력 수십명을 사우디 제다사우스 현장에 투입했다. 시운전기간은 1년 가량이다. 현대중공업은 두산중공업에 지불하는 금액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100억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다사우스 화력발전소는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공사로부터 2012년 10월 32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단독 수주해 2017년 인도하는 프로젝트다. 사우디 최대 항구도시 제다시 남쪽 20km 지점의 홍해 연안에 총 발전용량 2640MW급 화력발전소를 건설해 사우디 전체 전력생산량의 5% 규모, 200만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게 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우디 전력청(SEC)으로부터 올해 하반기 여름 전력수요 급증을 앞두고 공사기간을 단축시켜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에서 자문 인력을 파견 받아 현대중공업 직원들과 함께 시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전력청은 현대중공업과 시운전 논의를 하면서 두산중공업을 직접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두산중공업이 사우디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한 '라빅2 발전소' 공사로 쌓은 신뢰 덕분이다.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4월 완공한 라빅2 화력발전소는 제다시 북쪽 160km 지점의 총 발전용량 2800MW급 화력발전소다. 사우디 단일 규모 최대 발전소로 사우디 전체 전력량의 4.8%를 생산한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단일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사상 최고금액인 4조원에 수주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은 라마단(이슬람 금식기간) 전력수요 대응을 위해 전력을 10개월 미리 공급해달라는 SEC의 요구에 부응해 2014년 상반기 조기 전력공급을 시작했다. 공사 당시 연인원 98만명의 사우디 현지 인력 고용, 259개 품목 현지 조달, 4곳의 현지 하도급업체 선정 등으로 현지화비율 41%를 달성하며 사우디 측의 호평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외주를 준 형식이지만, 사실상 사우디 전력청에서 공사 마무리 단계인 시운전 부분을 두산중공업에 '쪼개기 발주' 한 셈"이라며 "이미 제다사우스 프로젝트에 대규모 손실충당금을 쌓은 현대중공업은 시운전 외주를 통해 추가비용을 지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다사우스 화력발전소는 저가수주로 인해 2014~2015년 5000억원의 손실충당금을 쌓으며 현대중공업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2014년 12월 제다사우스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공사 현황 브리핑을 듣고 추가 손실 발생 여부를 파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자체적으로 공사를 마무리할 시운전 인력과 노하우를 지니고 있지만, 저가수주 여파로 설계 및 시공이 빠른 속도를 내지 못하자 SEC가 개입한 것"이라며 "크지 않은 금액이더라도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지출이 늘어나 제다사우스 프로젝트 수익성을 더 떨어뜨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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