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옷은 무조건 안돼', '빨강·노랑 원색은 너무 튀어', '훅 파인 원피스? 안돼 안돼. 다른 하객들이 째려볼 거야.'
이런저런 이유로 옷장의 옷들을 제외시키니 선택의 폭이 확 줄어듭니다. 이럴 때 엎드리면 코 닿을 곳에 백화점이 있다는 게 어찌나 다행인지. 이제 '돈'만 있으면 오케이입니다.
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일까요? 온라인에서는 하객 복장을 두고 때아닌 논란이 일었습니다. 논란에 불을 지핀 한 누리꾼은 2장의 결혼식 사진을 올려놓고 "어느 쪽 신부가 더 아름답고 행복해보이냐"고 질문합니다. "요즘 하객 옷 색깔 지적, 도가 지나치다. 옷 색만 좀 화사해도 욕하고 어두운색 치마에 흰블라우만 입어도 민폐네 뭐네 한다"며 "바둑돌처럼 검은색 속에 혼자 흰옷 색깔이 튄다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신부가 아니다"라고 덧붙여 말합니다.
누리꾼들의 반응 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형님이 날 이유 없이 싫어하길래 뭔가 했는데 형님 결혼식 앨범 보니 나만 흰원피스 입어서 엄청 튀더라. 지금이라도 색칠해주고 싶다", "온통 시커먼 옷이라 장례식 같다", "그럴거면 드레스코드를 정해달라", "요즘 여성하객들 패션 후덜덜하다. 신부가 눈에 안보이고 친구들이 더 예쁘다. 밟은 색상 톤 입으면 시선이 신부가 아닌 쪽으로 향한다." 예상대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습니다.
한류드라마의 재돌풍을 일으키며 아쉽게 종영한 '태양의 후예'에서 윤명주는 서대영의 전 여자친구 결혼식에 '제대로 깽판 쳐주겠다'며 흰드레스를 입고 나타납니다. 개인적인 원한이 있지 않고서야 결혼식에 흰원피스라니…. 콘셉트가 처녀귀신인지 천사인지는 모르겠지만 결혼식 한번 제대로 망쳐놓은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결혼식날 화려한 색(흰색 제외) 입고 가주는 게 예의예요. 검은색 입고 가는 사람은 거의 없네요. 영국 왕실이나 덴마크 왕실 결혼식 보셨음 아시겠지만 하객들 진짜 화려하게 하고 가잖아요. 흰색은 신부만의 색이라 안되고 색색가지 옷들 다 입고 갑니다"고 말하는 한 글이 눈에 띕니다.
하객 복장에 어떤 법칙은 없습니다. 단지 예의만 있을 뿐이죠. 동서양을 막론하고 금기시되는 '흰색 드레스'만 피한다면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드레스코드를 정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너무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말이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이니까요.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 모두 신랑신부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건 한마음일 겁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꾸미고 나간 하객일지라도 이날만큼은 누구에게나 신부가 가장 예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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