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대외 불확실성 고려해 재정·금리 여력 아껴둬야”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6.04.17 15:34

G20 회의 현지 기자간담회서 밝혀…“한은이 산은채와 MBS 매입할 상황 아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불확실한 대외 경제여건을 고려해 재정 및 통화정책 여력을 아껴둘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워싱턴DC를 방문한 이 총재는 15일(현지시간) 열린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한 대외 여건에 대비해 재정 및 금리 여력을 아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 개방 경제 구조로 재정·통화 정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대외여건의 흐름이 안정적일 때 통화정책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대외여건을 고려할 때 당장 한은이 금리를 내릴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과거 금리를 인하하면 이자 부담이 낮아져 돈을 더 많이 빌려 소비를 했겠지만 현재 저금리 하에선 저축륙이 높아지는 결과로 나타났다"며 "고령화 진전, 산업구조 변화, 기업의 해외이전 증가 등으로 경제구조가 바뀌어 금리인하의 효과가 달라진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한은은 지난해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따른 내수위추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내린 이후 올해 3월까지 9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오는 19일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설문조사에서 채권시장 관계자 86.1%(101명 중 87명)는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새누리당이 지난 4·13 총선공약으로 제시해 이슈가 됐던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와 관련해선 "산업은행 금융채권(산금채)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증권(MBS)을 인수하라는 방법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한국은행이 나서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한은이 나설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채 시장이 불안해지거나 기업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 생각해볼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위기상황이 아니라는 인식을 밝힌 셈이다.

한은은 앞서 외환위기 직후 부실채권정리기금 채권과 예보기금채권을 사들여 구조조정을 뒷받침한 바 있다. 또한 카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불안하던 2005년에는 예보채를 시장에서 매입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이 구조조정을 이끌 수는 없다"며 "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거시경제 상황을 만드는 것이 통화정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1분기 경기흐름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당초 성장률 전망치(3.0%)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고,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선 "저유가 효과가 소멸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저물가가 이어지고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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