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엔화 강세…수출길 회복되나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 2016.04.22 07:30

[소프트 랜딩]"원-엔 환율 1% 상승 시 우리 총수출 0.92% 증가"

편집자주 |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엔화 가치 올해 들어서 연초 대비 무려 11%를 넘게 상승했다. 지난 4월 12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7엔 선까지 떨어져 2014년 10월 이후 최저점을 경신했다. 이로써 엔화 가치는 일본중앙은행(BOJ)이 2014년 10월말 추가 양적완화를 추진하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더구나 최근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제도를 도입했는데 오히려 엔화 가치가 급등하는 이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외딴 변두리 소국의 화폐도 아닌데 엔화 같은 국제통화 가치가 두 달여 만에 10% 넘게 올랐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아베노믹스가 추진되고 지난 3년 여간 일본의 엔화 가치가 크게 절하되면서 우리 수출업계는 엔저가 우리 수출품의 대일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수출실적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깊은 우려를 표명해 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3년부터 아베노믹스와 엔저 위협을 경고하는 여러 보고서를 통해 원-엔 환율(재정환율)이 1% 하락할 때 우리 총수출이 0.92%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의 수출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4년 2.3%였던 수출증가율은 2015년 -8.0%로 급락했고, 2016년 들어서도 수출 부진세는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엔화가 갑자기 강세로 돌변하면서 그동안 엔저로 인해 침체에 빠졌던 우리나라의 수출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는 조심스런 기대가 나오고 있다.

앞선 현대경제연구원의 리포트를 반대로 해석하면 원-엔 환율이 1% 상승하면 우리 총수출이 0.92%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원-엔 환율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 평균 934.6원에서 2016년 1분기 평균 1042원으로 11%가량 상승했다. 만약 올해 엔화 가치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대로라면 우리 총수출은 적어도 10%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아직까지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다행히 최근 엔고와 함께 대내외 수출 여건도 미약하나마 개선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리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수출이 1~2월 감소세에서 벗어나 3월에 18.7%의 증가를 기록하며 대중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우리나라의 대중 교역은 중간재 비중이 높아 중국의 수출 실적과 연동되는 성격을 갖고 있어 중국 수출의 개선은 곧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증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IMF는 신흥국의 경제 침체와 선진국의 회복세 부진 등의 요인으로 세계경제 성장률을 하향조정했다. 그럼에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3.2%로, 교역량 증가율은 2.8%에서 3.1%로 각각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즉 올해 세계 경기가 예상보다는 부진하지만 최소한 작년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또한 최근 중국이 발표한 2016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6.7%로 시장에 퍼져있던 중국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9.7로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중국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국내외 경제를 짓눌렀던 국제유가도 바닥을 치고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 배럴당 평균 31.8달러였던 WTI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하며 3월에 배럴당 평균 38.0달러를 나타냈고, 4월 들어서는 마침내 배럴당 40달러 대를 돌파했다.

이처럼 대내외 수출 여건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때문인지 연초 -19.0%까지 하락했던 우리 총수출은 감소폭이 점차 줄면서 3월 -8.1%를 기록했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엔고와 더불어 우리나라 수출실적이 호전된다면 수출 기업은 물론 우리 경제 전반의 회복세도 빨라질 것이다. 그러나 만약 대내외 여건 개선에도 수출 부진이 지속된다면 우리 수출의 구조적인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엔화 강세가 우리 수출을 살아나게 할 것인지 주의깊게 지켜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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