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해양플랜트 계약 취소 및 연기 요청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낸 주범인 해양플랜트 가운데 악성 물량은 상당 부분 털어냈으나, 대형 발주사들의 계약취소 및 인도지연 요청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해양플랜트 수주는 2~3년전 유가 100~110달러대에서 이뤄졌으나, 현재 유가는 30달러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선주들의 해양플랜트 취소 혹은 인도 지연 요청은 조선업체들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해양플랜트 설비는 기당 5억달러 안팎의 초대형 규모여서 건조나 인도가 지연되면 도크에 하루 정박해 두는데 소모되는 유지비만 해도 수억원 규모다. 해양플랜트는 원유 생산, 저장, 하역을 위한 설비(플랫폼)와 원유 시추를 위한 반잠수식시추선, 드릴십 등 종류가 있다.
13일 각 사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총 17기의 해양플랜트 인도가 남아 있으며 이 가운데 올해 남은 기간에 8기를 인도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올초 고르곤 LNG 플랜트, Q204 FPSO 등을 인도 완료했고, 최근 클레어릿지가 출항을 했다. 출항해 설치 후 시운전을 거쳐 합격점을 받으면 인도로 이어진다.
현대중공업은 다이아몬드사로부터 수주한 1기의 반잠수식시추선(semi-rig)을 작년 하반기 인도할 예정이었으나 건조가 지연되면서 넘기지 못했다. 해당 선박은 현재 건조 마무리 작업중이며, 올해 상반기내 인도하지 못할 경우 계약이 취소될 수도 있다. 헤비테일(선박 인도 때 잔금을 몰아주는 방식) 방식이 아닌 프로그레스 페이먼트(공정 진척도에 따른 정기적인 지불 방식)로 진행돼 공정률에 따른 선박 건조대금은 받은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총 18기 해양플랜트 인도 물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가운데 올해 남은 기간 동안 8기를 인도할 계획이다. 18기중 드릴십은 9기인데, 발주사 인도 지연 요청때문에 올해 넘기는 드릴십 물량은 3기 정도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덴마크 국영에너지 회사인 '동에너지'로부터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했던 원유생산용 해양플랫폼 계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 무려 7~80% 공정이 진행된 해양플랫폼이지만, 발주사에서 지금 인도받는 것은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에 취소를 통보한 것이다. 그나마 공정률에 따라 대금을 결제받는 방식이어서 2억달러의 계약금액 중 80%에 해당하는 1억6000만달러는 받았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이유로 2013년 수주했던 1조2486억원 규모의 드릴십 2척의 인도시기도 각각 2018년, 2019년으로 연장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남아있는 총 24기의 해양플랜트 가운데 올해 5기를 인도할 계획이다. 올해 목표인 5기중 큰 건은 호주 익시스 해양가스생산설비(Ichthys CFP)와 2011년 셸로부터 3조원에 수주한 세계 최초·최대 규모 부유식 LNG 생산설비(프릴루드 FLNG)다. 익시스 CPF 공정률은 지난해 4분기 기준 77%이고 오는 9월 출항해 설치한다.
드릴십 경우 작년 하반기 인도 예정이던 드릴십 5기 가운데 1기의 계약이 취소되고, 4기는 2017년으로 인도 시기가 연장됐다. 지난달 삼성중공업은 오일 메이저인 셸로부터 수주한 5조원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 계약이 취소된 위기를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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