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각각 재선 경력의 이용섭 전 의원과 초선의 권은희 의원을 후보로 냈다. 이 전 의원은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광주광역시장에 출사표를 내면서 더민주 국회의원직을 내려놨다. 이때 보궐선거에서 같은 당 후보로 당선된 이가 권 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재선의원을 만들어준 민심을 뒤로 한 채 스스로 물러났다는 점이, 권 의원은 국회 입성의 배경이었던 더민주에서 등돌려 당을 옮겼다는 점이 약점이다. 표심도 이 점을 정확히 반영했다.
지난 9일 광주 송정동 송정시장에서 만난 최명식씨(40)는 "인물은 둘다 거시기헌디 한번씩은 삐딱선을 탔응게"라며 "그때 민심 어쩌고 했는데 여그선 그라게 안 봤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탄탄한 지역 기반과 국세청장·건설교통부 장관·행정자치부 장관을 거친 경제·행정 전문역량을 발판으로 선거 초반 승기를 잡았다. 주요 정책으로 △광산경제 활성화 △명품 사립 중·고등학교 유치 △노인종합복지타운 건설 등을 내놨다.
지역구에 삼성전자 가전사업부가 위치해 같은 당에서 광주 서을에 출마한 양향자 후보가 내놓은 삼성전자 전장사업 유치 공약이 비판을 받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광주지역 후보 합동유세가 열린 남광주시장 사거리에서 "삼성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발표한 것은 전장사업 추진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어디로 갈지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광주 정치권과 시민들이 한목소리를 내면 유치할 동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친구들과 무등산에 온 오유림씨(21·광산구)는 "포스터 논란 이후 오히려 권 의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며 "인지도도 높아지고 언론에 나오는 것보다는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씨 주변에서 "그라지" "웃자고 헌 것인디"라고 편드는 이도 있었다.
권 의원은 △청년일자리 창출 △문화관광 인프라 확보 △협력업체 보호법 제정 통한 중소협력업체 지원 등을 공약으로 걸었다.
광산을 표심이 선거 종반에 들어서면서 더 복잡하게 얽혀드는 것은 인물 경쟁구도에 더해 당대당 구도가 겹쳤기 때문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사실상 각각 대표하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지역구 후보간 경쟁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신모씨(63)는 "이용섭이가 잘 허기는 할텐데 짠하다고들 그래요"라며 "거시기(문재인)가 문제라"라고 말했다. 50대 자영업자 한모씨는 "그라도 여그는 민주당(더민주)이어라"며 "문재인씨도 와서 무릎 꿇고 하더만 이제 털어줄 건 털어줘야제"라고 했다.
광산구 광주여대 앞에서 만난 한 경영학과 3학년생은 "내년 대선에서 문재인이냐 안철수냐를 묻는 예비고사 같다"며 "주말 사이 좀더 고민해서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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