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대신 물장사 심취한 광동제약, 삼다수 뺏기면 어쩌나?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6.04.11 03:12

음료부문 매출비중 56.9%, 전문의약품 부진 지속…삼다수 판권 뺏기면 매출 30% 감소 이상 타격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사진제공=광동제약
제주 삼다수를 위탁판매하는 광동제약이 부업인 음료 사업에 집중하면서 본업인 제약사업의 정체성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 당장은 삼다수,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이 음료 사업을 지탱하고 있지만 올해 계약이 종료되는 삼다수 위탁판매 기간 연장에 실패할 경우 회사의 성장동력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동제약 식품 매출비중 60% 육박=10일 광동제약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다수와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 부문 매출(개별기준)은 전년동기대비 8.6% 늘어난 3251억7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매출의 56.9%에 달하는 규모다.

음료 부문 매출 가운데 제주개발공사와 위탁판매 계약을 맺고 있는 삼다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3% 증가한 1675억9500만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의 29.3%가 생수 판매에서 발생한 셈이다. 삼다수 유통을 시작한 2012년만 해도 음료 부문 매출비중은 44.7%에 불과했다.

반면 전문의약품의 경우 항암치료제인 코포랑과 독시플루리딘 매출은 전체의 0.5%인 29억9000만원에 그쳤다. 전년보다 21.7% 줄어든 규모다. 2014년에도 해당 전문의약품의 매출은 30.7% 감소했다. 그나마 일반의약품 가운데 광동제약을 대표하는 청심원류가 전년동기대비 16.1% 증가한 정도다. 청심원류 매출비중은 전체의 6.0% 수준이다.

이 같은 매출 포트폴리오는 광동제약이 제약 연구개발(R&D) 투자에 인색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광동제약의 R&D 투자는 지난해 62억8900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1.1%에 그쳤다. 이는 10대 제약사 중 최저다. 음료부문을 제외한 매출액(2471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2.5%에 불과하다.

매출액 기준 업계 1위인 한미약품의 경우 지난해 R&D 투자가 매출액의 14.2%(1872억원)에 달했다. 업계 10위인 LG생명과학도 매출액의 17.3%(779억원)에 이른다.


◇삼다수 판권 계약 연장에 사활=대신 광동제약은 삼다수 판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삼다수 계약기간은 2016년 12월인데 판매 목표치를 달성해야 계약이 1년 연장할 수 있다.

목표치에 미달하면 판권 연장이 어려울 수도 있어 광동제약은 지난 연말 삼다수 출시 17년 만에 처음으로 할인행사까지 열었다. 문제는 목표를 달성해 1년 연장에 성공하더라도 2017년 이후 재계약까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당장 2012년 판권을 뺏긴 농심만 해도 최근 삼다수 판권 재확보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도 "삼다수는 브랜드 론칭부터 영업, 마케팅까지 직접 맡아서 했기 때문에 아직도 아쉬움이 많다"며 "삼다수 판권을 가져와 삼다수로는 국내를, 백산수로는 해외를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 입장에선 상당한 투자를 통해 삼다수 유통망 구축에 투자한 만큼 이를 뺏기면 매출의 30%가 사라지는 것 이상의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삼다수 등 음료에 집중해야 하다 보니 제약부문에 신경을 쓸 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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