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단독주택 짓기, 첫걸음은 좋은 땅 찾는 것"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6.04.16 05:02

[도심 주택 짓기-①]"아파트보다 어려운 단독주택 매입, 품들인 만큼 얻는다"

서울 성곽에서 내려다보이는 성북구 성북동 일대 전경.
"춥고, 방범도 취약하고, 손도 많이 가는데 굳이 왜요?"

A씨가 단독주택행(行)을 결심했다고 주변에 말했을 때, 대체로 이런 반응이 돌아왔다. 키높이를 훌쩍 넘는 담장에 운동장 만한 정원, 주차장에 경비인력까지 갖춘 '저택'은 여기서 말하는 '단독주택'에서 논외다.

가족들도 "아파트를 분양받지 뜬금없이 단독주택이냐"며 만류했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가꾸고 즐길 수 있는 땅'을 갖겠다는 A씨의 결심은 확고했다.

단독주택은 아파트를 매입할 때와는 다르다. 입지, 생활·교육여건을 따지는 것은 매한가지지만 일정한 평형, 구조, 시세가 없는 단독주택은 그야말로 매입자의 '발품'과 '내공'이 많은 부분을 결정한다. 특히 지은 지 15~20년 이상 된 단독주택은 건물값 없이 땅값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좋은 땅'을 고르는 게 시작이다.

◇좋은 땅은 어디에?…"잘 아는 동네, 잘 아는 사람"

A씨는 광화문~을지로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A씨는 종로구, 중구, 성북구, 동대문구 등 오래된 도심 일대를 눈여겨본 끝에 20~30분 이내에 출퇴근이 가능한 종로구 이화동, 동숭동, 혜화동, 명륜동, 성북동 일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교통이 편리하면서 조용한 주택가가 형성돼 있고 생활·문화·교육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는 판단에서다. 땅값은 평지냐 언덕이냐, 도로에 접해있느냐, 역세권이냐에 따라 동네 안에서도 평당 1000만원 이하에서부터 4000만원 이상까지 '천차만별'이다.

동네를 선정한 후에는 믿을 만한 부동산을 선별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도 '전공'이 있다. 정비구역 인근이라면 '재개발 전문' 부동산들이 즐비하다. 이런 곳들은 구역 지정 전후로 들어선 '뜨내기' 중개업자가 운영하는 곳일 가능성이 높다. 20~30년 이상 된 동네 터줏대감이 운영하는 부동산에 안면을 트는 것이 좋다.

1~2곳 마음에 드는 부동산을 정하면 매주 꾸준히 '얼굴도장'을 찍을 필요가 있다. 단독주택은 노부부가 자식과 살림을 합치거나 자식이 결혼하는 과정에서 종잣돈이 필요할 때 등 특정 시기에 파는 경우가 많다. 좋은 땅을 손에 넣으려면 자주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내가 원하는 집'에 대한 그림도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자금이 충분한 척할 필요도 없다. 4억원짜리 집을 알아보고 있다면 손에 쥔 현금이 4억원인지, 대출을 받아 동원 가능한 최대 자금이 4억원인지를 알려주는 게 낫다. 서로 잘 알수록 꼭 맞는 매물을 소개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30평대 싸고 좋은 땅을 찾으니까 연락주세요." 초면에 이런 말을 남기고 사라져봐야 연락 오는 부동산은 열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좋은 매물일 리 없다. 꼭 매입할 집이 아니라면 집주인과 함부로 가격 흥정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주변 시세만 올리는 역효과를 낼 뿐이다. 부동산 고수들은 마음에 드는 집을 만나면 매물로 나와 손을 타기 전에 집주인을 찾아가 직접 거래를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

◇평지에 네모 반듯한 집?…"고정관념 깨고 상상력 발휘해야"

흔히 땅을 고를 때 '평지에 네모 반듯한 땅'이 좋다고들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요즘 시대엔 다소 안 맞는 말이다. 사다리꼴, 세모 모양의 땅을 저렴하게 매입해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충분히 가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오히려 건물 외관에 개성이 더해져 '동네 명물'이 될 수도 있다.

땅이 정말 좋다면 다 쓰러져 가는 구옥도 신축을 고려해 매입하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집 내외부도 대충 봐선 안된다. 지은지 20~30년 된 구옥은 땅값으로만 거래되는데 오래됐더라도 탄탄하게 지은 벽돌집이나 한옥 등은 리모델링만 해도 충분히 살기 좋은 집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협소한 땅이라도 주택을 신축하는 데 보통 1억~3억원은 족히 든다. 잘 지은 구옥을 손보는 데는 수천만원 투자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건축비를 버는 셈이다. 작은 땅에 "평생 살겠다"며 수억원을 투자할 순 있겠지만 되팔 일이 생길지는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적정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마음에 드는 땅이 속한 구역이 정비사업 대상지인지, 특정 용도 지구로 묶여 있는지, 개발계획이 있는지 등도 관할 구청과 시에 알아봐야 한다. 건축물대장과 도면도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재개발 해제 무조건 되니까 믿고 사라"고 하지만, 투자에 대한 리스크는 본인이 100% 져야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면목 없다" 방송 은퇴 언급…'이혼' 유영재가 남긴 상처
  2. 2 강형욱, 양파남 등극?…"훈련비 늦게 줬다고 개 굶겨"
  3. 3 "이선균 수갑" 예언 후 사망한 무속인…"김호중 구설수" 또 맞췄다
  4. 4 매일 1만보 걸었는데…"이게 더 효과적" 상식 뒤집은 미국 연구진
  5. 5 "수수료 없이 환불" 소식에…김호중 팬들 손절, 취소표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