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4.13 미리보기④부산·경남·울산

머니투데이 구경민 박용규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 2016.04.07 08:56

[the300]종합

與, '낙동강벨트' 분열?…울산·김해 野·무소속 선전




여야가 20대 총선에서도 부산·경남·울산(부울경)을 지칭하는 '낙동강 벨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지역은 경기와 서울 다음으로 많은 40개 선거구를 가진 '빅3지역'에 속한다. 특히 양당 대표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두 이곳 출신으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들에게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다.

부울경 지역은 19대 총선에서 부산 18개 선거구 가운데 16곳, 울산 6개 선거구 전체, 경남 16개 가운데 15곳을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차지할 만큼 여당의 아성과도 같다. 하지만 총선을 코앞에 두고 낙동강벨트 선거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 새누리당이 더민주와 무소속 후보에 밀리거나 경합 양상을 보이는 곳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경남지역의 경우에는 일부 여당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나오고 야당 후보가 선전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혼전 양상을 띠고 있어 새누리당 영남 패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與, 부산 18곳 전석 탈환엔 빨간등



새누리당은 부산지역에서 19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준 2곳까지 모두 탈환한다는 목표지만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최근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우세지역으로 판단했던 부산 북강서을, 기장, 연제 등에서 야당 혹은 무소속 후보와 경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3월28일 부산일보가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 북강서갑 유권자 8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 더민주 전재수 후보는 51.8%로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38.5%)을 13.3%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강서갑과 함께 부산에서 새누리당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지역은 사상구다. 부산 사상의 경우 문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고 지역구를 넘겨준 '문재인 키드' 배재정 의원이 출마한 곳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공천배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제원 후보가 3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일 문화일보가 여론조사기관 포커스컴퍼니에 의뢰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후보지지도는 장 후보(43.4%),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22.3%), 현역인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21.5%) 순으로 조사됐다.

부산 사하갑에서는 3월29일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새누리당 김척수 후보가 46.0%의 지지율로 더민주 최인호 후보(26.7%)를 20%p가까이 앞섰지만 이틀뒤 국제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와 최 후보가 오차범위 내의 격차를 벌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남·울산 일부 야당·무소속 '선전'

새누리당은 총선 초반 판세분석 결과 부산·울산·경남에서 압도적 우위를 예상했지만 새누리당 공천배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일부 후보들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전하자 집중 유세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김해시 갑·을에 출마한 민홍철, 김경수 후보가 각각 우세를 보이며 소위 '낙동강 벨트'를 잠식해 들어가는 모습이다.





경남 김해갑에선 현역의원인 민홍철 더민주 후보가 재선을 노리고, 새누리당에선 정치 신인인 홍태용 후보가 나섰다. 경남신문이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 후보가 37.2%의 지지율을 기록해 홍태용 후보(30.0%)보다 7.2%p 높았다.

새누리당의 김태호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김해을에서는 씨름선수 출신인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 출신 김경수 더민주 후보가 싸우고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이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서울경제가 1일 발표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남 김해을에서 김 후보의 지지율이 52.9%로 이 후보의 31.0%를 21.9%p 앞섰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조해진 의원이 무소속 출마한 밀양·창녕·함안·의령도 관심지역이다. 조 의원은 여권 텃밭인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후에도 선전을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누리당 후보와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모습이다. 지난 3일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여론조사에서 엄 후보(34.3%)가 무소속 조 후보(24.0%)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틀뒤인 5일 연합뉴스·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엄 후보는 36.4%, 조 후보는 33.9%의 지지로 오차범위내에서 각축을 벌였다.

더민주와 후보단일화에 성공한 노회찬 정의당 후보는 후보단일화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조선일보가 3일 발표한 경남 창원성산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39.9%)가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29.1%)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이재환 후보는 4.5%였다.

울산도 6개 지역구 중 새누리당은 2곳에서만 우세일 뿐 4개 지역구는 무소속 후보가 약진하고 있다. YTN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 울주군에서 4선에 도전하는 강길부(무소속) 의원은 지지율이 30.2%로 새누리당 김두겸 후보(27.4%)를 앞질렀다. 강 의원은 새누리당 경선에서 배제돼 당을 나온 후 무소속으로 이 지역에 출마했다.




3번째 승부, 박민식·전재수…바꿀까 말까 오락가락 민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0대 총선을 열흘 앞둔 3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열린 박민식(북강서갑) 후보 지원유세에서 "제가 업어주면 무조건 당선"이라며 박 후보를 등에 업은 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6.4.3/뉴스1



4월 총선 부산 최대의 격전지가 된 북구강서갑. 재선 의원의 3선 도전과 3전4기의 야당 후보가 초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북강서갑 민심은 제각기 장점이 있는 후보들을 놓고 '3선론'과 '동정론'이 혼재돼 있었다. 8년간의 의정활동이 무난했고 힘 있는 여당 3선 의원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10년동안 3번 낙선한 야당 후보에게 한번 기회를 줘야 한다는 분위기도 적잖았다.

북강서갑에서는 현역인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두명만 출마했다. 두 사람은 지난 18대, 19대 선거에서도 맞붙었었다. 결과는 박민식 의원이 두번 모두 이겼다. 그러나 두 후보간 득표율 격차는 19대 선거에서 5%p(포인트)도 되지 않았다.


5일 둘러본 북강서갑의 여론의 무게중심은 '바꿔야 한다'에 있었지만 영남권 선거의 특성상 결과를 예단키는 어려운 상황이다. 박 후보에 대한 이런 민심을 반영한 듯 지난 3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직접 이 지역을 방문에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선거초반 밀리는 판세를 다잡기 위한 포석이었다.

북강서갑 지역의 구포시장 상인들이 전하는 민심은 박 후보보다는 전 후보쪽에 더 가 있었다. 구포시장에서 노점을 하고 있는 40대 여성은 "오며가며 손님들이 하는 말이 당을 떠나서 (박민식 의원이) 두번이나 했는데 이번에는 전재수가 될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그 사람이 좋다는 평이 많다"면서 "누가 되면 뭐가 달라지나 골고루 한번씩 해주자는 말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사진=전재수 후보


또 다른 구포시장 상인(60대 여성)은 "박민식 의원이 사람 괜찮은데, 그 동안 해놓은게 별로 없다고사람들이 이야기한다"면서 "전재수 후보가 얼마전에 왔다 갔는데 얼굴이 반쪽이 됐더라. 동정표 좀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만덕시장에서 만난 상인(40대 여성)은 "박민식 의원이 국회의원 한지 8년 됐는데 그 세계 물이 많이 들었다는 소리들을 한다"면서 "박민식 의원 두번이나 시켜봤잖아, 이번에는 전재수씨가 한번 할때가 안 됐나 그런 말도 오간다"고 했다.


반면, 여전히 새누리당 출신인 박 후보가 낫다는 평도 있었다. 영남권의 특성상 역시나 새누리당 후보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만덕동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박민식 의원이 8년동안 북구에 이것 저것 도로도 새로 깔고 만덕터널도 하고 한게 많다"면서 "여론조사에서는 좀 밀린다는 말도 많은데 내가 볼때는 그게 아닌데..."라며 민심을 전했다. 그는 "누가 하던지 마무리를 잘해야 하는데, 그런면에서 아무래도 전재수가 좀 힘들지 않겠냐"고 했다.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이 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덕천역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60대 남성)는 "지금은 50대 50이다. 예전 같이 열렬한게 안 보인다. 공천하면서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면서 싸우고 그랬는데 그런것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라면서 "그런데 결국은 선거 이삼일 전까지는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두 후보가 모두 나쁘지 않아 누굴 찍을지 '행복한 고민'을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만덕역 인근에서 까페를 운영하는 30대 남성은 "한 사람이 좋으면 괜찮은데 둘 다 좋다"면서 "정말 분위기는 반반인 것 같다. 박민식 의원이 잘 못했으면 저쪽으로 확 넘어갔을 텐데 그런것도 아니고 그리고 이번에는 전재수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는 민심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김해을, "사람은 김경수가 나은데 당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4.13 총선을 9일 앞둔 4일 경남 김해시 외동 전통시장에서 열린 이만기(김해을) 후보 지원유세에서 이 후보와 손을 맞잡은 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6.4.4/뉴스1


4월 총선에서 천하장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의 대결로 눈길을 끄는 경남 김해을. 여당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이지만 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어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총선 김해을 선거는 큰 지역적 이슈 없이 '인물대결'로 치러지는 분위기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와 지난 총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후 4년간 표밭을 다져온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맞대결이다.

4일 김해에서 직접 확인한 총선 표심은 인물로는 김 후보가, 정당 지지는 새누리당이 우세였다.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많지만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이 후보의 높은 인지도가 막바지 판세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김해 장유 지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이모씨(60대)는 "이번에는 김해 두석 다 야당이 가져갈 것 같다". 김해가 인구대비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야당 지지자가 많다"고 했다. 그는 "김경수가 젊은 사람 치고 점잖다. 야당 후보라고 생각 안될 정도로 사람이 점잖다"고 평가했다.

장유에서 만난 자신을 야당 지지자라고 소개한 또 다른 50대 남성 역시 "김경수 후보가 오래 돌아다녔지, 선거도 여러번 떨어지고 그러면서 인지도 올라갔다. 아마 선거하면 야당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 외동전통시장에서 만난 여러 시민들도 인물에서는 김 후보가 더 낫다는 평이었지만 여당 지지성향은 여전했다. 외동 전통시장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김경수 후보가 좋은 일도 많이 했고 사람이 선하다는 평가가 많다"면서도 "그런데 사람은 좋은데, 당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사진=김경수 후보.



이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에 인지도가 높아서 우세를 점치는 사람들도 적잖았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대부분 후보보다는 '당'에 맞춰 투표하겠다는 의견이었다. 이 후보의 정치적 경험 부재를 우려하지만 그래도 김해는 새누리당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김해 거북공원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여기서는 당을 보고 찍는다. 아마 내 나이또래는 다 그럴 것"이라고 했다. 외동전통시장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이만기 후보가 인간미가 넘치고 정이간다. 새누리당 후보고 텔레비전에도 많이 나오고 해서 아마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거리 유세를 보러 온 또다른 60대 여성은 이 후보에게 줄 꽃을 들고 오기도 했다.

이 후보가 정치신인이라서 더 나을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외동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그래도 김해는 새누리당이지. 이만기가 경험은 없지만 정치하던 사람들이 그 사람이다. 차라리 정치 처음하는 사람이 더 잘할 수도 있는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김해을 선거판세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현역 김해을 국회의원인 김태호 최고위원, 이주영 의원등이 이날 지원유세를 오기도 했다.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영남지방이었지만 이번 공천과정에 대한 불만섞인 의견도 있었다. 외동 먹자골목에서 10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50대 김모씨는 "내가 한나라당(새누리당)만 찍어 왔는데 이번 공천 꼴이 이게 뭔지, 투표하러 갈지 말지도 고민스럽다"고 했다. 택시기사 김모씨(60대)도 "공천하는 꼴이 오만방자하다. 투표하러 가면 새누리당 찍겠지만 갈지말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느 곳과 다르지 않게 김해을 지역의 젊은 유권자들은 총선이나 정치에 관심이 적었다. 김무성 대표와 함께 열린 이날 이 후보의 집중 유세장에서 만난 20대 한 커플은 "정치는 관심 없다. 이만기 후보가 온다고 해서 한번 볼까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 커플들은 투표는 하러가겠지만 누굴 찍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외동 전통시장내 휴대폰 케이스 가게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역시 "이번에 처음 선거권을 가지게 됐는데 이만기는 알지만 누굴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오히려 기자에게 어떤 후보가 나은지 되묻기도 했다. 장유지역에서 만난 20대 여성 역시 "사실 정치에 별로 관심없다. 일하다 보면 뉴스를 볼 시간도 없는게 현실"이라면서 "투표는 시간되면 가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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