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4.13 미리보기③충청

머니투데이 임상연 김세관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 2016.04.06 09:02

[the300]종합

스윙보트 충청 야권분열로 우클릭···새누리 13곳>더민주 5곳 우위



역대 총선에서 진보와 보수를 오가며 ‘스윙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이 야권분열로 여당세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선거구 조정으로 의석 수가 25석에서 27석으로 늘어난 충청권이 20년 만에 지역정당 없이 치르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여대야소(與大野小)’로 자리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5일 현재 여론조사가 진행된 충청권 18개 선거구중 새누리당 13곳, 더불어민주당 5곳에서 각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충북 △제천·단양 권석창 후보 △보은·옥천·영동·괴산 박덕흠 후보 △증평·진천·음성 경대수 후보 △충주 이종배 후보, 충남 △ 보령·서천 김태흠 후보 △공주·부여·청양 정진석 후보 등이 경쟁 후보들보다 지지율이 10~2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충남 서산·태안도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친동생인 새누리당 성일종 후보가 공천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상율 후보와 더민주당 조한기 후보를 크게 압도하며 1위를 달렸다. 특히 새누리당은 야당색이 짙은 충북 청주 청원, 세종 등지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출범에 따른 야권분열 때문으로 이들 지역은 총선 전까지 후보 단일화 여부가 선거판세를 가를 최대변수로 꼽힌다.

실제 청주 청원은 청주MBC와 충주MBC, CJB의 지난달 29일 조사에서 새누리당 오성균 후보가 지지율 28.1%로 현역의원인 더민주당 변재일 후보(22.1%)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우위를 보였다. 국민의당 신언관 후보는 6.2%의 지지율에 머물렀다.

세종 역시 YTN의 지난 4일 조사에서 새누리당 박종준 후보가(34.3%)가 컷오프에 반발, 더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역의원 이해찬 후보(32.3%)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더민주당 문홍수 후보(10.7%)와 국민의당 구성모 후보(6.5%)의 출마로 야권 지지층이 분산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민주당은 대전 서구갑과 서구을, 유성을, 충북 청주 서원과 흥덕에서 우위를 나타냈지만 대부분 박빙 양상을 띄었다.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곳은 현역의원인 더민주당 박병석 후보가 출마한 대전 서구갑 한 곳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 역시 야권분열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청주 서원과 흥덕의 경우 현역의원인 더민주당 오제세 후보와 도종환 후보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불안한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지역 모두 국민의당 후보가 5%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곳이다. 대전 서구을과 유성을도 각각 현역의원인 더민주당 박범계 후보와 이상민 후보가 오차범위를 근소하게 넘어 우위를 보였다. 이들 지역 역시 국민의당 후보들이 출마하면서 야권 지지층이 분산됐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대전 동구와 유성갑은 현재 새누리당 후보들이 크게 앞서고 있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에 따라 선거판세가 달라질 수 있는 지역으로 구분된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충청권의 지역정당이었던 자유선진당이 새누리당에 상당부분 흡수된데다 야권분열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여당이 크게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선거 관심없지만 투표는 할겨"..정진석 박수현, 新舊 대리전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와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플래카드가 각각 4일 충남 부여군 외산면 입구에 걸려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공주·부여·청양은 20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을 통해 충청남도에서 유일하게 통합된 선거구다. 또한 전국에서 유일하게 여야 현역 의원의 선거구가 통합된 지역이기도 하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고향인 부여군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고향인 청양군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에 대한 지지성향이 강했다. 상대적으로 도심 지역인 공주시도 지금은 야당 의원이 현역이지만 19대 총선을 제외하곤 역대 총선에서 보수 정당 후보들이 의석을 차지했다.

종합해 봤을 때 세 곳 모두 현재 여당인 새누리당에 유리한 선거 지형이 형성돼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20대 총선의 공주·부여·청양의 판세는 양자대결이 유력한 상황이다. 4선을 노리는 화려한 정치경력의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와 19대 총선에서 예상을 깨고 야당 출신으로 첫 공주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 간 대결 구도가 이미 형성됐다.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가 4일 충남 부여군 외산면 장터 식당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두 후보 간 대결은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신구 정치 거물의 대리전 양상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명예총재특보로 정치에 입문, JP 계승자로 불리는 정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 안희정(충남지사)계인 박 후보의 대결이 이 같은 구도를 연상시키는 셈.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일 충남 부여군 외산면 장터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최근의 여론조사 추세를 보면 ‘JP 계승자’ 정 후보가 ‘안희정의 친구’ 박 후보를 따돌리고 질주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모두의 고향인 공주에서는 정 후보와 박 후보의 지지율이 38.6%대 39.4%로 박빙이었다. 그러나 부여에서는 49.2%대 22.8%, 청양에서는 48.5%대 17.9%로 정 후보의 우세였다.

공주·부여·청양 전체적으로는 정 후보가 43.7%, 박 후보가 30.5%, 전홍기 국민의당 후보가 2.2%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선거 10여일을 앞두고 정 후보는 유리한 지역에서의 굳히기를, 박 후보는 불리한 지역에서의 되치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4일 오전 두 후보는 여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충남 부여군 외산면 5일장에서 맞부딪혔다. 30분 간격으로 장터에 나타난 두 후보는 나름의 장점을 앞세워 지역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정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 추천으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기용돼 국정 전반을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예산을 집행했던 경험이 있다”며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대통령, 군수, 도의원, 군의원과 함께 새누리당 후보가 실효적으로 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가 4일 충남 부여군 외산면 장터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반면 박수현 후보는 “(4년전) 이웃동네 공주에서 47세 젊은 나이로 당선, 처음으로 (공주에) 민주당 국회의원이 됐다”며 “박수현과 함께할 부여의 4년도 박수현과 함께한 지난 4년의 공주처럼 확실하게 역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일 충남 부여군 외산면 장터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충남 부여군 외산면 주민들은 두 후보와 직접 만나 스킨십을 나눴음에도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자리에서 충청도 특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화법으로 지지의사를 보류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터 미용실에서 한 달 만에 열리는 계모임을 기다리던 한 60대 여성은 “우리는 전혀 선거에 관심 없다. 이 짝(쪽: 새누리당)이고 저 짝(쪽: 더불어민주당)이고 관심이 없다”면서도 ‘그러면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투표는 할겨. 그날 봐서 저 냥반(양반)이 괜찮겠구나 하면 그 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등산을 다녀왔다는 50대 남성도 “암만(아무리) 물어봐야 콕 찍어 누구 지지한다는 얘기 듣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당에 대한지지 의사를 은연 중 나타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장터 다방에서 친구들과 차를 마시던 한 70대 남성은 “우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아직까지는 무조건 1번이다. 여기 다들 그럴 것”이라며 “그러니까 2번(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하는 냥반(양반)들이 환장하겠다는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 후보의 연설을 관심 있게 지켜본 50대 남성도 “아직까지 분위기가 충남은 1번 분위기가 있다”며 “나도 도지사는 지역 젊은 인재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안희정(더불어민주당)을 찍었지만 국회의원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이날 유세 장소인 부여군 외산면 출신으로 박 후보를 돕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정현 전 충남도부지사는 “청양·부여가 여세가 강해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뿐 실제 선거에서는 숨어 있는 야당 지지표가 드러날 것”이라며 “언론에 발표되는 여론조사만으로는 민심을 100% 반영했다고 볼 수 없다. 두고 보면 알게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종로 8km의 간극…"그려도 이해찬" VS "이제 바꿔야쥬"

세종시 신시가지 건물에 걸려 있는 각 당 후보들의 대형 현수막 모습. 사진=김세관 기자.


대한민국 행정의 중심인 세종특별자치시(세종시)에서 여론이 형성되는 대표적인 장소는 크게 두 곳이다. 정부부처와 시청이 존재하는 아파트촌, 일명 신시가지. 그리고 기차역이 있어 대전과 청주라는 대도시 사이에서도 독자적 입지를 구축한 전통의 조치원읍, 일명 구시가지다.

신시가지와 구시가지 간 약 8km의 거리는 1번 국도인 세종로로 연결된다. 길지 않은 거리지만 20대 국회의원 선거(총선)를 앞둔 신구(新舊) 시가지의 민심은 800km만큼 멀다. 세대 구성도, 관심 공약도, 커뮤니티도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도 갈린다.

세종시 인구 20여만명 중 약 절반이 모여 있는 신시가지는 야권 지지층이 많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 이춘희 세종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80%에 육박하는 신시가지 주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됐다.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 지지자와 이해찬 무소속 후보 지지자들이 3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정부청사 준공과 더불어 다른 지역에서 이주한 젊은 층의 야권 지지세가 강하다는 평이다. 지난해 결혼과 함께 서울에서 세종으로 이사 했다는 주부 김지선(여, 33세) 씨는 “선거에 크게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누구에게 표를 줄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도 1번(새누리당)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신을 야당 지지자라고 밝힌 신도시에 거주하는 한 40대 남성도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신시가지 쪽은 야당 지지하는 분들이 많아서 단일화만 되면 야권 후보가 무난하게 승리하는 분위기”라며 “그래도 이해찬(현역)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해찬 무소속 후보가 3일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그러나 이 같은 신시가지의 여론은 구시가지 뿐 아니라 세종시 전체를 관통하는 1번 국도(세종로)로 퍼져나가지는 못한다. 나머지 10만 여명의 세종시 주민이 거주하는 구도심 조치원읍과 면 단위 유권자들은 여당에 대한 지지 의사가 상대적으로 높다.

조치원에 거주한다고 밝힌 고 모씨(남, 44세)는 “여기(구시가지)는 신시가지보다 나이 드신 분들도 많고 새누리당 지지층도 넓은 편”이라며 “저 개인적으로도 이제 바꿔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50대 조치원 주민(남)은 “여기(구시가지) 사람들은 거기(신시가지)보다 낙후됐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 동안 신경이나 썼는지 모르겠다. 바꿔야 정신차린다”며 “조치원이나 면은 다 동네 분들이고 해서 저처럼 생각하는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구시가지에서 지지가 높은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후보는 충남지방경찰청장 출신의 박종준 후보다. 박 후보는 3일 지역 유세 도중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그런 거(신시가지와 구시가지) 안 따지고 열심히 사람들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가 3일 세종실내체육관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박 후보측 관계자는 “지난 4년 간 현역인 이해찬 의원의 의정활동이 지역 주민들에게 별로 ‘어필’이 안 돼 인기가 가라앉은 상황”이라며 “거기에 더해 야권이 분열돼 있어 우리에게 유리한 구도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야권은 현재 현역인 이해찬 의원의 무소속 출마와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은 판사 출신 문흥수 후보, MB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구성모 국민의당 후보 등으로 분열돼 있다.

이에 대해 이해찬 후보는 “다른 야권 후보들이 유력한 사람들이 아니어서 (야권 분열은) 대세와 관계가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여당의 박 후보가 근소하게 이해찬 후보를 앞서는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어떤 지역보다 야권 단일화 분위기는 경직된 곳 또한 세종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더불어민주당의 문흥수 후보는 “저는 한 마디로 호랑이 등에 올라 탄 사람(중도에 그만 둘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저 중심의 단일화 외의 다른 노력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흥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일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이에 따라 일부 유권자 가운데는 많은 후보자들 사이에서 누구를 찍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신시가지에 거주하는 유 모씨(여, 58세)는 “뽑을 사람이 없어서 지금으로선 선거에 큰 관심이 없다. 출마자들 공약을 보면 국회 세종시 이전, KTX세종역 설치 등 달라 보이지 않는다”며 “선거에 참여하긴 할텐데 더 지켜보고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대화를 나눈 31세 정모 씨도 “원래 야당을 지지했는데, 지금 갈라져 있어 어느 쪽에 투표해야 할지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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