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A씨는 첫 수업을 하자마자 병원신세를 져야만 했다. 강사가 가르쳐 준 동작을 하다 그만 목 디스크에 걸린 것이다. A씨는 콜라병 몸매는커녕 본인의 생계도 잠시 쉬어야만 했다. 후에나 알게 됐지만 A씨를 맡았던 강사는 이제 막 3개월짜리 과정인 필라테스 자격증을 딴 '초짜'였다.
'몸짱'도 돈으로 사는 시대다. 여기에 건강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지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운동 과외'인 '퍼스널트레이닝(PT)'를 받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피트니스 사업이 최근 몇년 새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부작용도 적지 않다. 피트니스 사업 종사자 관리나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 급증하는 피트니스 산업…3년 새 매출 30% 늘어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스포츠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스포츠 관련 교육기관 매출은 1조5610억원이다. 이는 2012년 1조1980억원에 비해 30.3%가 늘어난 것이다.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학과 대학원 교수는 "최근 몸짱 시대로 변화하면서 여가시간을 몸을 가꾸는데 많이 할애하고 특히 여성의 피트니스 진출이 많이 늘었다"며 "압구정동, 대치동 중심이었던 고가의 퍼스널 스튜디오(1대1 개인 교습으로 하는 운동 교육기관)가 3~4년 새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2012년 1개 사업체당 연평균 수입이 59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2015년 7109만원으로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
그만큼 퍼스널 트레이닝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피트니스 업계 종사자들도 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츠 교육기관에 종사하는 인구는 4만6000명. 2012년(3만9000명)에 비해 약 8%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교육 산업 자체가 수익성이 좋지 않은 편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벌 수 있는 퍼스널 트레이닝 강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3개월 전 초짜가 내 트레이너?…3개월이면 '자격증' 정복
운동처방사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 사단법인 퍼스널트레이너협회는 하루 9시간 총 10일간의 교육을 수료하면 자격증을 부여한다고 한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가 제공하는 커리큘럼을 따라오면 교육 이후 심사에서도 쉽게 통과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교육생들은 심사에 통과해 자격증을 받아간다”고 밝혔다. 그는 10만원 씩만 추가하면 체형관리사, 비만 관리사, 피트니스 지도사 등 다른 자격증도 쉽게 발급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요가 자격증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전국 90여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요가 협회’ 관계자는 “최근 들어 요가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지점을 많이 찾고 있다”며 “이들은 약 48시간의 교육을 듣고 대부분 요가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짧은 시간 안에 성장하다 보니 전문 강사의 자질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특히 자격증을 발급하는 기관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양질의 강사를 키울 수 있는 환경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나마 국가가 공인하는 유일한 자격증인 생활체육지도사(생체사) 자격증 발급률은 사단법인 자격증보다 현저히 낮다. 업계 관계자는 "생체사 자격증은 합격률이 다른 사단법인 자격증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사실상 트레이너들의 자격요건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규제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자격증은 민간법인에서 발급하고 문체부는 승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다"며 "이 자격증을 일일이 정부가 관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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