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면세점, 인기 없어진 진짜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6.04.04 16:22

한국공항공사, 입찰 사업자에 면적 확장 추가비용 부담 계획…면세점들 "수지타산 안 맞아"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전경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 움직임에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면세점이 유탄을 맞았다. 특히 김포공항 면세점은 예상과 달리 한 곳도 입찰참여자가 없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종료된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과 지난달 30일 마감한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이 모두 유찰됐다.

두 곳 중에서 김포공항은 중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공항이라는 점에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는 물론, 면세사업 확대 의지가 강한 한화나 두산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김포공항 면세점이 외면을 받은 까닭은 수익성 때문이다. 가뜩이나 비싼 임대료에 2분기부터 특허수수료가 인상되면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수 밖 에 없다.

공항공사가 김포공항 면세점 DF1(화장품, 향수), DF2(주류, 담배) 구역 연간 최소 임대료로 제시한 금액은 각각 295억원과 233억원이다. 이 구역은 신라와 롯데가 각각 나눠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공항공사가 제시한 최소 임대료는 2011년 사업자로 선정될 당시 신라, 롯데가 적어낸 임대료(약 520억원)보다 10억원 정도 높은 금액이다. 1, 2위 면세사업자도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최소 임대료를 그보다 더욱 높인 탓에 신규 사업자에게는 '그림의 떡'이 된 셈이다.


게다가 김포공항 입찰공고에는 면세점 면적 확장에 따른 추가액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공항공사는 DF1구역 면적은 400.2㎡에서 732㎡로, DF2는 433.4㎡에서 733.4㎡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에 제시한 임대료는 현재 면적에 대한 것으로 향후 면적이 늘어나면 해당 구역 사업자가 늘어난 만큼 임대료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즉, 기존보다 면적이 83% 늘어날 예정인 DF1의 경우 연간 최소임대료도 그만큼 늘어 540억원이 된다. 면세사업자 두 곳이 내야 할 임대료가 530억원이 아니라 900억원으로 껑충 뛰는 것이다.

특허수수료 인상 역시 부담스럽다. 정부가 2분기부터 매출 2000억원 이하 면세점에 0.1%를 수수료로 부과할 방침이어서 기존보다 부담액이 2배 가량 늘었다.

롯데와 신라의 김포공항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각각 772억원과 823억원이다. 기존 특허수수료율(0.05%)이라면 롯데 3860만원, 신라 4115만원을 부담하면 되지만 2분기부터는 7720만원, 823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면세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싼 임대료에 높은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공항면세점 매력이 떨어질 수 밖 에 없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공항면세점에서 흑자가 난다면 모를까 비싼 임대료를 내리지 않으면 참여하려는 사업자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면세점 매출은 고객 수가 증가하거나 고객당 구매단가가 높아져야 늘어나는데 단순히 공간을 늘리고 추가분을 부담하라고 하니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내면세점 증가에 따라 관광객들이 이미 시내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며 "공항면세점은 이용자 수와 매출이 감소할 수 밖 에 없는데도 임대료가 비싸 수익성 측면에서 혜택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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