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공포에서 안일함으로

머니투데이 조진우  | 2016.04.01 10:10

[머니디렉터]조진우 V&S자산운용 부대표

필자는 지난 1월에 글로벌 시장이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와 유가 하락에 대해 비합리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글을 쓴 바 있다. 요약하면 중국 경제가 그 규모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현재 세계 경제에서 가장 건강한 모습을 보이는 미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점과 유가 하락은 공급과잉의 결과이지 수요의 문제가 아니고 일반 소비자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서 오히려 반가운 소식이라는 점이었다.

이같은 견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의 공포 상황은 2월 중순까지 이어졌으며 2월 중순 이후부터 중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시장과의 소통과 유가의 반등,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 약속으로 강한 반등을 보였다. 혹시라도 그러한 하락장에서 평소에 담고 싶었던 가치주를 보다 싼 가격에 매수한 독자가 있다면 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그동안 경제기초 여건(fundamental)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는데 주요 선진 증시가 10~15% 정도 하락했다가 급속하게 제자리를 찾아오는 상황에 오히려 어리둥절할 뿐이다. 현 시점에서는 심지어 별다른 호재나 악재, 예를들어 유럽의 테러사건 발생 등에도 별로 반응하지 않는 안일한(complacent) 상황이 되어 버렸다.

최근 미국의 예일 대학의 실러(Shiller), 괴츠만(Goetzmann), 킴(Kim) 3명의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투자자들의 단기, 중기 미래에 대한 전망은 최근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그대로 투영할 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편견(bias)은 일반 투자자뿐만 아니라 전문 기관투자자들도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최근 시장이 상승 추세이면 당분간 상승추세가, 하락 추세이면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관성적인 견해를 근거로 투자한다는 뜻이다. 2006년에서 2008년 중반까지 60%에 가까운 기관투자자들이 계속되는 증시 활황을 예견했지만 3개월 이후 사상최악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했다. 2009년 2월에는 모든 투자자들이 극도의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으나 그 이후로 7년 동안 최대의 상승장(bull market)이 왔음이 그 단적이 예이다.

가치투자를 집대성한 벤자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의 저서인 현명한 투자자(Intelligent Investor)에서 "투자자의 최대 문제점 그리고 가장 최대의 적은 바로 자신"이라고 말한 이유가 너무나 명확하다.

필자의 논지는 현재 글로벌 경제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그동안 지나치게 우려했으니 편하게 투자하자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경제의 여러 문제점은 아직도 해결 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으며 이러한 거시 경제의 상황을 매일 매일 예측하고 투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매일 변하는 거시 지표나 뉴스 흐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냉정한 판단과 합리적 분석으로 중심을 찾고 장기적 관점에서 평소 좋아하던 저평가된 회사들의 주식을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보다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매집하는 것이 장기투자의 성공요인임을 재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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