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금융 적통 KB품으로…"시원섭섭하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6.03.31 18:37

현대그룹 1977년 국일증권 지분 인수...현대증권 직원 "기대반 걱정반 "

39년 만에 현대그룹의 품을 떠나 KB금융지주에 품에 안기게 된 현대증권은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다. 2년 넘게 끌어온 매각이 마무리됐다는 시원함과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다는 섭섭함이 여의도 본사를 맴돌았다.

현대증권은 1962년 설립된 국일증권이 전신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1977년 인수했고, 1986년 현대증권으로 사명을 바꿔왔다. 이후 현대그룹 내에서 금융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이에 고 정몽헌 회장은 현대건설과 함께 현대증권을 그룹의 적통으로 삼았다.

정주영 회장의 가신으로 꼽히던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이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이후에도 숱한 증권가 스타를 배출했다. 현재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대표 등도 현대증권 출신이다.

든든한 그룹의 후원과 함께 현대증권은 국내 대표 증권사로 성장했다. 금융위기를 겪은 1999년 내놓은 ‘바이 코리아(Buy Korea) 펀드’는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당시 달성한 3048억원의 순이익은 지난해까지 깨지지 않았다.

회사는 성장을 거듭해 2000년 수익증권 30조원을 돌파했고, 2012년 자기자본 3조원을 확보했다. 현재 자기자본 3조3000억원, 국내영업점 96개, 해외거점 5개, 직원수 2290여명을 거느린 대형증권사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소식을 들은 현대증권 직원들은 매각이슈가 끝나고 새롭게 출발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 증권업을 대표해온 ‘현대’가 팔린다는 아쉬움과 앞으로 진행될지 모르는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함 등 만감이 교차하고 있는 분위기다. 매각 일정이 지연되면서 종일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직원도 있었다.

우선 직원들의 분위기는 KB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것에 안도하는 모습이다. 한 현대증권 직원은 "증권사 규모가 큰 한국금융지주가 인수할 경우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KB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는 직원도 있었다. 또 다른 직원은 "소식을 듣자마자 KB투자증권 같은 부서에 누가 있는지부터 확인해 봤다"며 "아무래도 구조조정이 있지 않겠냐"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현대증권 노조는 이제 한고비를 넘겼다는 분위기다. 이동열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노조에서 비가격적 요소를 감안해주기를 원했는데 그것이 작용한 듯 보인다"며 "노조는 현대증권의 독립경영과 보장과 노조원의 생존권과 영업권 보장을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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