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이뤄진 많은 연구들은 오히려 잠잠히 침묵하는 것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사회적으로 성공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13년에 '두뇌, 구조, 기능'(Brain, Structure and Function)이란 학술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매일 2시간씩 아무런 소음도 없이 조용한 환경에 생쥐를 놓아 뒀더니 해마에 새로운 세포 생성이 활발해졌다. 해마는 두뇌에서 기억, 감정, 학습과 관련된 부위다,
연구에 참여했던 임케 키르스테(Imke Kirste)는 "침묵은 새로 생성된 세포들이 뉴런으로 바뀌어 시스템에 통합돼 들어가는데 진실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소음이나 목적 지향적인 일에 정신을 뺏기지 않고 편안히 쉬고 있을 때 두뇌는 필요한 일을 처리할 여유를 갖게 된다. ‘모비딕’의 저자 허먼 멜빌은 "모든 심오한 일들과 감정에 앞서 침묵이 수반된다"고 말했다.
인도 출신으로 미국에서 치유과학자로 활동하는 디팩 초프라는 ‘성공을 부르는 마음의 법칙 일곱 가지’에서 침묵을 일곱 가지 법칙 가운데 첫째인 순수 잠재력의 법칙을 실천하는 비결로 꼽았다. 순수 잠재력의 법칙이란 인간 본연의 상태는 순수 의식으로 우리가 "스스로의 본성을 발견하고 스스로가 진정 누구인지를 알게 될 때, 그 앎 자체 안에 어떤 꿈이든 이룰 수 능력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 순수 잠재력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침묵, 명상, 비판단이다. 초프라는 침묵을 "일정 시간을 단지 ‘존재하기’에 할애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TV도 보지 않고 음악도 듣지 않고 책도 읽지 않는 상태가 침묵이다. 실제로 ‘심장’(Heart)이란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2분간 아무 소음도 없이 고요히 있는 것이 정신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는 명상 음악을 듣는 것보다 훨씬 더 휴식에 도움이 됐다. 침묵은 왜 중요할까. 침묵하면 우리 마음 속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대화들이 중단되고 순수 잠재력이 지닌 고요함을 체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침묵하기가 어려운 것은 마음 속 대화를 중단시키기가 그만큼 어려운 까닭이다.
명상은 고요히 침묵하는 것이다. 잔잔한 연못에 돌을 던지면 돌이 잔물결을 일으키며 가라앉는 것이 보인다. 크게 출렁이는 연못에는 고층 빌딩을 던져 넣는다 해도 잔물결을 볼 수 없다.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어야 순수 잠재력 속에 우리가 원하는 의도를 입력할 수 있다. 초프라도 인용한 말인데 성경에는 "잠잠하라, 그리고 내가 네 하나님인 줄을 알라"는 표현이 있다. 이런 경지는 침묵과 명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초프라의 설명이다.
비판단이란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끊임 없는 가치 판단은 우리와 순수 잠재력 사이의 에너지를 막는다. 우리는 살아가며 가치 판단을 해야 한다. 일을 할 때, 물건을 살 때, 사람을 만날 때 뭐가 더 나은지 재고 분별해야 한다. 하지만 끊임없는 판단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본연의 자아에서 벗어나게 된다.
우리는 늘 말하고 싶다. 내 주장을 펼쳐 나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싶다. 우리는 늘 무엇인가를 들으려 한다. 정보 홍수 속에서 걸으면서도 이어폰을 끼고 정보를 획득하고 즐거움을 위해 음악을 듣고 드라마를 듣고 예능 프로그램을 듣는다. 말하고 듣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진정한 자아에서 멀어지고 밖에 있는 대상들의 시선과 의견, 평가에 영향 받게 된다. 시선이 밖을 향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갈망하는 인정중독에 빠지게 된다. 세상 소음에서 멀어져 자기 안으로 침잠해 들어가 고요해질 때 진정한 평안과 행복과 성공이 시작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모르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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