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리포그룹 ‘철수’…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의 운명은?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김지훈 기자 | 2016.03.31 08:00

영종도IR 사업, 새 난항에…공급과잉에 중국 반부패 정책 겹쳐 돌파구 필요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장밋빛 항해’를 외치던 인천 영종도 카지노 복합리조트(IR) 사업이 주력 그룹의 사업 철회로 난항에 접어들었다.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이 합작회사 LOCZ(리포그룹+시저스)에서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

영종도에 들어설 3개 업체(LOCZ, 파라다이스시티, 인스파이어IR) 중 한 곳이 삐그덕 거리면서 전체 IR 사업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카지노 허가권에 대한 예비 라이선스는 합작회사 LOCZ에 부여된 것이어서 사업 전개상 더 좋은 사업체를 찾는 게 관건”이라며 “사업체 변경 문제가 IR 사업을 망치는 수순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의욕 넘치던 ‘리포’, 사업에서 왜 철수하나

합작회사 LOCZ는 리포그룹과 미국 카지노 기업인 시저스가 지분을 6대 4로 보유하고 있다. 지분이 많은 리포의 사실상 ‘포기’로 IR은 이미지와 사업 성과에 타격을 입게 됐다.

리포그룹은 지난해 12월 홍콩 증시에 카지노 사업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불확실성은 중국 관광객의 카지노 시장 유입 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에 발맞춰 세계 카지노 시장의 주요 단골인 중국 관광객 수가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 마카오의 경우 지난해 실적은 2014년 약 50조 원 대비 34%가 감소했다. 국내 경우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은 2014년 대비 1400억 원이 줄었다.

리포의 철수에는 국내 규제도 빼놓을 수 없다. 인근 미사일 기지로 건축의 고도 제한 문제가 걸리자 ‘조건부 합의’를 시도했는데, 높이 조정 등 비용과 설계 문제 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철수 배경에 그룹 가족의 갈등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체 사업 결정은 회장이 했으나, 카지노 사업만은 셋째 아들이 고집을 부려 따낸 것”이라며 “가족 갈등이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리포그룹은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은 포기하되 미단시티 사업의 토지 매입 출자 지분은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천도시공사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업체에 영향과 대체 사업자 나설까?


영종도에 남아있는 업체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리포의 철수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게 업계의 반응. 강연섭 인스파이어IR 대표는 “이미 지난해부터 홍콩 증권가에선 리포의 카지노 철수 얘기가 기정사실처럼 나돌았다”며 “리포는 애초부터 ‘부동산’에 주력한 회사여서 카지노에 별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사업자가 바뀌는 것이 더 바른 판단일 수 있다는 설명인 셈. 일각에선 리포의 철수로 1개 사업체의 사업이 중단될 경우 다른 업체에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현재 LOCZ는 새 사업체를 물색 중이다. 지난해 12월 리포그룹이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때로부터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LOCZ 관계자는 “시저스는 한국 카지노 시장을 복합리조트 산업의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사업체를 물색할 것”이라며 “여러 신규 투자자와 현재 접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영종도 IR은 카지노 위주의 마카오(카지노 수입이 관광 수입의 90%)가 아닌 복합리조트 중심의 라스베이거스(카지노 수입이 관광 수입의 40~50%) 모델이어서 사업자 변경에 따른 위험요인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부패 정책과 공급 과잉 문제 해결책은?

하지만 영종도가 인천공항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은 외국 관광객, 특히 중국 관광객의 유입 의존도를 높인다는 전략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중 카지노가 관광 수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우리나라 외국인 전용 카지노 고객의 57%(2014년 기준)가 중국인이기 때문이다. 명목상 복합리조트를 내세우지만, 카지노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구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중국 관광객을 주요 목표 고객으로 할 수밖에 없는 영종도 IR 내 카지노는 그러나 중국의 꺾이지 않는 반부패 정책과 중국 카지노 인구의 감소 등으로 자칫 ‘개밥의 도토리’ 신세로 전락할 우려가 적지 않다.

이미 영종도에만 3곳이 들어서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수도권 카지노의 공급 과잉 문제가 거론돼 온 데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올해 초 반부패 문제를 재론하면서 카지노 시장의 위축이 계속 도마에 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양국의 정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관광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서원석(복합리조트게이밍연구센터장) 경희대 교수는 “새 사업자 변경을 계기로 공연장, 테마파크 등 복합리조트의 정의에 맞는 주변시설을 더 지어서 일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한다”며 “전 세계 카지노 매출이 줄고 공급과잉에 따른 위험 부담이 큰 상황에선 고객의 다변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종 미단시티 LOCZ리조트 조감도.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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