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다시 2000…"이젠 공부 좀 하지 말입니다"

머니투데이 이병찬 이코노미스트 | 2016.03.31 07:30

[숨고르기]주식투자에 백전백패하는 개미들의 투자습관들④

편집자주 | 변동성이 점점 커지는 금융경제 격변기에 잠시 숨고르며 슬기로운 방향을 모색합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30일 코스피지수가 다시 2000(종가기준)을 넘었습니다.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그런데 많은 투자자들이 이러한 반등세가 이어지기를 간절히 희망하면서도 온통 주가시세에만 몰두하고 공부는 소홀히 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주식투자를 할 때 아무리 좋은 종목이라도 매매 단가에 따라 수익률은 천지 차이로 벌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개미들은 ‘매매 가격’이 주식투자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는 하루 중 변동폭이 30%으로 커졌기 때문에 체결 단가에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단기트레이딩 위주의 전문 투자자에게 매매단가가 가장 중요한 것은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중장기 투자 목적의 개미들은 종목 선정 시 나름대로 생각한 적정 가격 범위 내에서 움직일 때만 매매하면 됩니다. 그렇지 않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가격 변동에 휘둘려서 좀 더 싸게 사거나 비싸게 팔려다 보면 중심이 무너져서 시장에 휘둘리기 십상입니다.

매매 단가는 결과적으로 중요하게 보일 뿐, 실제로는 투자를 단행하기 전에 준비되어야 하는 선행 변수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종목 선정을 사후에 할 수 없듯이 매매 가격 범위도 사전적으로 설정하는 것은 주식 투자자로서 최소한의 준비 사항입니다.

투자 종목의 기본 내용을 충분히 공부하는데 투입한 시간과 에너지는 시세 변동에 따른 충동적 매매 유혹을 견디게 하는 힘을 길러주기 마련입니다. 시장 가격을 수시로 체크하며 일희일비하는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를 막는 것입니다. 종목을 공부하는 투입 시간에 비례하여 성과가 좌우되지는 않겠지만 실패 확률을 줄여주는 무형의 자본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도 많은 개미들이 주가의 변동에는 상당한 시간을 투입하여 고심하고 민감해 하지만, 종목 선정이나 적정 가치에 대한 고민과 시간 투자에는 매우 인색합니다. 최소한의 연구와 분석 없이 투자하는 행위는 손 안대고 코 풀려는 공짜 심보와 다를 바 없습니다.

결국 주식은 종목 선정을 위하여 연구 분석 하는데 소비하는 ‘시간 투자’가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변수라 할 수 있습니다. 시장 가격은 자신의 통제 밖에 있지만, 시간은 얼마든지 통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투자자에 따라서는 펀더멘탈에 대한 연구 분석의 무용성을 주장하며 기술적 분석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종목에 대한 연구 분석의 시간 투자를 최소화하는 대신에 가격 변동에 시간을 투자하는 경우입니다. 기술적 투자 기법에 따라 주가 흐름을 따라가면서 매매 타이밍 선정에 투자자의 모든 시간을 투입하는 것입니다.

이런 유형의 투자자 역시 매매 단가에 신경을 쓰다가는 투자에 실패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오로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주가 변동에만 집중하여 매매 타이밍을 잡아야지 매매 단가에 연연하다가는 기술적 매매의 본질을 살리지 못하게 됩니다. 기술적 매매야 말로 시간 투자가 주식투자의 전부가 되는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이도 저도 아닌 최악의 경우는(안타깝게도 상당수 개미투자자가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는 주식 종목에 대한 연구와 분석이 없이 갑자기 얻게 된 정보나 뉴스에 의존하여 투자하고 나서는 어설프게 익힌 기술적 분석을 가지고 기간별 주가 그래프를 보면서 종목 뉴스나 동호회 게시판을 넘나들며 매매하는 투자자들입니다.

자신의 주식 가치에 대한 공부가 안돼 있으므로 현재 주가 수준이 과매도 구간인지 또는 과매수 구간인지 판단할 능력이 부족하여 매매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주가와 거래량 변동에 따른 기술적인 매매 능력도 세련되지 못하므로 부질 없는 매매만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들이 주식투자의 성공을 위하여 투입하는 것은 수시로 평가 손익을 계산하고 일희일비 하면서 좋은 뉴스나 공시가 나오기를 기다리거나 아니면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해주기를 바라는 기도나 희망의 시간이 전부입니다.

이와 같은 투자자들의 주식투자의 시간 자본 경시 내지 무시 현상은 주식시장을 ‘돈 놓고 돈 먹기’식의 도박 시장으로 보는 안일한 시각에서 비롯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도박 시장과 차원이 다른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시장입니다.

가격 등락의 겉 모습만 비슷하게 보일 뿐, 안으로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상호 작용하기 때문에 공부와 연구 없이 쉽사리 진퇴를 해서는 곤란한 것이 주식시장입니다.

하물며 경마 같은 단순한 도박 시장의 참여자도 경주마의 영양 상태나 전적 분석 등에 시간을 투입하는데, 주식시장 참여자가 이 정도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름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꼴입니다.

일부 개미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다시 2000을 넘었다고 또 섣불리 주식시장에 뛰어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코스피 2000은 또 다시 허물어져 버리고 말 것입니다. 코스피지수 2000이 수 년 간의 지루한 박스권을 탈피해 지지선이 되기 위해선 개미투자자 모두 투자 종목을 충분히 공부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번엔 주식공부 좀 하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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