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전쟁 선포 이마트, 온라인 존재감 드러냈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6.03.21 03:30

온라인·모바일 방문자 수 최대 60% 확대…가격 외에 서비스·브랜드 차별화에 대한 고민은 여전

"온라인 존재감 드러냈다."

이마트가 '온라인 최강자'를 목표로 전 유통업체 최저가를 선언한 지 한 달, 출발은 순조로운 것으로 평가된다. 온라인 소비자 특성인 가격 민감성을 건드린 데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마케팅 등을 이어간 덕에 온라인 몰 알리기에 성공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2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신세계 온라인쇼핑몰 쓱(SSG), 이마트몰 방문자 수(UV)가 가격전쟁 촉발 전후 최대 60% 증가했다.

방문자 수 증가는 자연스레 매출로 이어져 이마트 온라인몰의 2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8.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점포 매출은 -7.1%를 기록했다. 최저가 경쟁의 목표가 온라인의 성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이마트 내부적으로도 고무된 분위기다. 특히 오프라인 이마트가 놓쳐왔던 온라인 세대, 2030 여성들에게 '이마트=최저가'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킨데 의의를 두고 있다. 경쟁자를 동종업계에서 소셜커머스 등으로 확장해 띄운 첫 승부수에서 경쟁력을 입증, 온라인 성장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팀장은 "이번 최저가 경쟁의 성공요인은 꾸준함에 있다"며 "소셜커머스처럼 단기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1년 동안 최저가를 유지하고 일시품절 되더라도 그 가격에 재구매할 수 있도록 '품절제로보상제'등을 실시한 것이 소비자에게 신뢰를 줬다"고 분석했다.


실제 첫 최저가 상품으로 내세웠던 기저귀는 행사 시작일인 2월18일부터 3월16일까지 전체 판매량이 전년대비 295% 늘었고, 온라인에서는 무려 1148% 급증했다. 분유 역시 행사기간(2월23~3월16일) 총 매출 177%, 온라인 547% 성장했다.

다만, 예상과 달리 이번 최저가 경쟁으로 쿠팡 등 이커머스업체도 동반 성장하면서 온라인 DNA에 대한 고민은 더해졌다.

최 팀장은 "배송경쟁력으로만 보면 전체의 60%를 당일배송하는 이마트가 익일배송하는 쿠팡보다 뛰어난데 여전히 쿠팡 충성도가 높더라"며 "고객들을 만족시키려면 '로켓배송'이나 '쿠팡맨'처럼 브랜드,서비스 등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최근 이마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NE.O(네오)라는 명칭으로 탈바꿈한 것, 삼겹살 데이에 개그맨 김준현을 쓴 SNS마케팅 등이 고민의 결과물이다.

동종업계에서는 이마트의 변신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주목을 끄는데 성공했지만 생각보다 유효기간이 짧았다"며 "유통업체가 너무 많은 상황에서 프로모션, 배송정책 등 가격변수가 다양해 소비자들이 가격 하나로만 움직이지 않는 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저가 상품군이 적어 전 유통업계에 영향을 끼치기 부족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최저가 경쟁이 지속되면 이마트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간 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달하는 이마트는 단기적으로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최저가 경쟁을 누구보다 오래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뉴스에 많이 나왔지만 이마트는 연간 투자지출이(CAPEX) 1조원 수준"이라고 양사간 자본격차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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