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판매 실적에 급급한 은행..불완전판매 우려도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16.03.18 05:38

NH농협은행, 타은행과 달리 가족도 실적으로 계산..일부 은행서 '창구방문 없이 가입완료' 발생..금감원 "당분간 모니터링"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 사흘만에 50만명 가입을 돌파한 가운데 일부 은행에서 불완전판매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첫날 15만명 이상을 ISA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기염을 토했던 NH농협은행은 다른 은행이 인정하지 않는 본인과 가족의 가입건수도 개인실적으로 반영해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ISA 판매가 시작된지 사흘만에 누적 가입자가 51만5423명으로 늘었다. 전체 가입자 중 95%인 49만324명이 은행을 통해 유입됐다. 특히 첫날 가입자(32만2990명)의 절반 가량인 15만명이 농협은행으로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이 압도적인 ISA 가입자수 1위로 올라선 것은 1100개에 달하는 단위농협이 ISA를 취급할 수 없는 탓에 농협 고객들이 일제히 농협은행으로 집중된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파격적인 직원성가평가지표(KPI)의 효과가 컸다는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농협은행은 ISA 출시 첫날 실적에 한해 KPI 점수를 평소보다 3배로 부여했다. 파격적인 배점이 주어진 만큼 직원들도 적극적으로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농협은행 직원들 사이에 "1년간 달성할 실적을 ISA 판매 첫날로 모두 몰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평가점수가 원래대로 돌아온 출시 이튿날, 농협은행의 ISA 신규 가입자수는 5000명 내외로 곤두박질 친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행은 ISA 가입자수 늘리기에 집중한 결과 한 계좌당 평균 가입금액이 10만원 이하로 은행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ISA 첫날 전체 금융권의 평균 가입금액이 34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농협은행은 직원 본인은 물론이고 직원 가족의 ISA 가입률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 본인과 가족의 가입 실적도 개인성과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다른 시중은행들은 직원과 그 가족의 ISA 가입은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ISA뿐만 아니라 카드, 대출 등에서도 가족의 실적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고객의 영업점 방문이 필수적인데 가족의 경우 은행원이 임의로 서류를 작성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원이 고객을 대신해 ISA에 가입해줄 수는 있지만 이 경우 반드시 고객의 인감증명서와 위임장을 받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ISA 판매 실태를 점검할 때 직원들의 가족 가입 실적이 많은 은행에 대해서는 영업점을 직접 방문했는지, 대리 가입시 필요한 서류가 갖춰졌는지 집중 조사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에선 ISA 예약고객이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았는데도 가입이 완료돼 문제가 됐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다른 은행들은 사내 공지를 통해 "반드시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ISA에 가입시켜야 한다"며 "금융감독원이 현장점검시 CC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은행들은 65세 이상 고객에게는 되도록 ISA를 판매하지 말라는 공지도 전달하고 있다. ISA 포트폴리오에는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상품도 포함될 수 있는데 파생상품 투자경험이 1년 미만인 만 65세 이상에게는 파생상품 투자를 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ISA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금감원 민원은 1건도 접수되지 않았다"며 "아직은 출시 초기인 만큼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향후에 미스터리 쇼핑 등 현장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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