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치른 이세돌 9단을 후원하는 LG전자를 두고 일부에서 제기된 의견이다.
이 9단은 대국이 진행되는 동안 오른쪽 손목에 G5가 새겨진 셔츠를 입고 출전했다. 이 9단이 오른손으로 바둑돌을 놓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색 셔츠에 새겨진 가로·세로 1cm크기의 푸른색 로고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다.
이 9단이 LG전자와 맺은 인연이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더더욱 적다. 이 9단은 'LG전자 바둑꿈나무' 출신이다. LG는 1996년부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인 'LG배 세계기왕전'을 후원해오고 있는 대표적인 바둑후원 기업이다.
LG전자는 그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제품을 잘 만들고도 홍보를 잘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LG전자가 지난해 스마트폰 V10을 출시할 당시 일부 버전의 제품에 스테인리스 베젤에 20K 금을 도금한 사실은 뒤늦게서야 알려져 화제가 됐다. 미국 국방부로부터 안정성을 인정받은 'MIL-STD 810' 등급을 획득했다는 것도 나중에서야 알았다는 소비자들 반응이 당시 줄을 이었다.
또 LG 노트북 '그램' 14인치의 무게가 회사가 발표한 무게(980g)보다 더 가볍다는 인증샷들도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LG전자 마케팅이 필요 이상으로 정직한 게 아니냐'는 평가들도 나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가 직접 나서 SNS계정을 만들어 LG전자 제품을 홍보해주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번 이 9단의 셔츠에 새겨진 로고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셔츠에 새겨진 G5 로고의 크기나 색상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홍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 9단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대국을 주최한 구글이나 이번 대국이 열린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수 천억원대의 광고효과를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이는 기업가치에도 반영돼 구글 주가는 지난 9일~14일(현지시간) 4거래일 연속 상승, 5.3%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시즌스호텔은 전세계에 체인망을 갖춘 최고급 호텔"이라며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지난해 10월 문을 연 만큼 외국인들에게 아직까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번 대국을 통해 수많은 외국인들에게 개관 사실을 인지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LG전자의 이번 대국에서의 홍보효과는 수 십~수 백억원대다.
대국 중간에 진행되는 가상광고 횟수와 온라인 중계방송 채널에 실시간 접속자 수 평균 등을 감안한 수치다.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대국 방송이 여러 차례 재생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 각에서 나오는 수 백억원대의 광고 효과는 과장된 수치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LG전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섰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LG전자 관계자는 "이 9단이 착용한 'LG 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 스마트 워치에 대해서는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홍보에 노력하고 있으며 스마트 워치 출시 이후 긍정적 반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