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신격호·신동주 지우기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6.03.08 03:30

신격호 총괄회장, 롯데제과 이어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퇴진…경영권 분쟁 싹 아예 제거한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왼쪽)과 신동빈 회장(가운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오른쪽)의 모습
신동빈 롯데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에서의 확고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축출작업에 돌입했다.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승리한 기세를 몰아 두 사람을 그룹 주요직에서 제명, 경영권 분쟁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의지다.

7일 롯데제과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고 공시했다.

현재 롯데제과 사내이사는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 김용수 사장, 신항범 전무로 구성됐다. 이중 롯데제과는 21일 임기가 끝나는 신 총괄회장을 대신해 황각규 롯데그룹 사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신 총괄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 설립 이후 유지해왔던 등기이사직을 49년 만에 내려놓게 된다. 빈자리는 신 회장의 최측근인 황 사장으로 채워져 신동빈 '원 리더(One Leader)' 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황 사장은 1995년부터 롯데그룹 기획조정실과 정책본부에서 그룹 내 굵직한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해외사업 등을 담당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등기이사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제과는 그룹 모태다.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과 함께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핵심 계열사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형제가 2013년부터 롯데제과 지분을 놓고 벌인 경쟁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단초를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징성이 큰 계열사인 만큼 재계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 사실상 롯데그룹이 신 총괄회장 제명 수순에 돌입했다고 해석했다.

한·일 양국에서 진행되는 관련 소송 10건 대부분은 신 총괄회장의 명의를 앞세워 신 전 부회장이 진행하는 것이다. 롯데는 신 전 부회장이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분별력이 명확하지 못한 것을 악용해 경영권 분쟁을 벌인다는 입장을 한결같이 고수해왔다. 따라서 전날 롯데홀딩스 주총에서의 승리 여세를 몰아 아예 경영권 분쟁 싹을 제거하려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제과로 촉발된 신 총괄회장 등기이사 퇴진 여파는 주요 계열사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90대 고령인 만큼 업무 수행이 어려운 부분은 롯데제과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도 해당 된다"고 말했다.

당장 호텔롯데 등기이사 임기 만료일이 오는 28일이다. 신 총괄회장이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또 다른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롯데건설, 롯데알미늄등도 내년 초부터 임기가 만료된다.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경영권 분쟁을 진행해왔던 신 전 부회장 역시 입지가 좁아질 처지다. 신 회장은 최근 신 전 부회장 주도로 열린 광윤사 주주총회에 대한 부당성을 주장하는 '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의 취소' 소송을 일본 법원에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광윤사는 신 전 부회장 주도로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하고 신 전 부회장을 광윤사 대표로 선임했다. 신 전 부회장은 당시 신 총괄회장 지분 1주를 넘겨받아 50%+1주로 광윤사 지분 과반을 넘겼다.

신 회장은 이 같은 지분 거래와 대표이사 선임이 신 총괄회장의 의중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일본 법원에 취소 소송을 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법원은 오는 9일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2차 심리를 진행한다. 이번 심리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인지판단력을 검증할 의료기관 지정과 방법 등을 논의한다.

만약 한국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고 성년후견인을 지정할 경우, 일본 법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광윤사 주주총회는 물론, 한일 양국에서 진행되는 소송 모두 무효화되면 신 전 부회장의 입지도 좁아지게 된다.

베스트 클릭

  1. 1 [단독]허웅 전 여친, 이선균 공갈사건 피고인과 같은 업소 출신
  2. 2 "물 찼다" 이 말 끝으로…제주 간다던 초5, 완도에서 맞은 비극[뉴스속오늘]
  3. 3 "허웅이 낙태 강요…두 번째 임신은 강제적 성관계 때문" 전 여친 주장
  4. 4 "손흥민 이미지…20억 안부른 게 다행" 손웅정 고소 부모 녹취록 나왔다
  5. 5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결혼 상대는?…걸그룹 '리브하이' 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