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세 감소 와중에 반전세는 늘었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6.03.08 05:06

매매 절벽 속 준전세 거래 급증…월세형태 물량 늘면서 가격은 안정세

'반전세'(보증부 월세)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미분양 우려 등으로 부동산 매매 거래가 급감한 와중에도 준전세나 준월세 같은 보증부 월세 거래 증가세는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5000건(잠정치)으로 전년 동기(8539건) 대비 약 41% 감소했고 이 기간 아파트 전세 거래 역시 1만3270건에서 1만1152건으로 2000건 이상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준월세, 준전세 등을 포함한 월세 거래 건수는 5345건에서 6788건으로 1443건(약 27%) 급증했다.

월세 거래 증가는 준전세가 주도했다. 준전세는 보증금이 다달이 내는 월세의 240배를 초과하는 경우로 전세 보증금 중 일부만을 월세로 돌리는 전세에 기반을 둔 계약 형태다.

보증금이 월세의 12배를 넘지 않는 순수 월세는 1년새 176건에서 158건으로 감소한 데 비해 보증금이 월세액의 240배를 초과하는 준전세 거래는 같은 기간 2366건에서 3582건으로 1216건(약 51%) 급증했다. 또 보증금이 월세의 12~240배인 준월세 거래도 2803건에서 3048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모습은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와 노원구, 양천구 등 새 학기를 앞두고 전·월세 거래가 활발해진 자치구 전반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강남구의 경우, 전세(1383→1172건)와 순수 월세(33→24건)는 모두 감소세를 보였지만 준전세(395→514건), 준월세(337→339건) 거래는 증가했다. 노원구 역시 전세(1129→1038건), 순수 월세(21→8건)가 동반 감소한 반면 준전세(94→160건)와 준월세(299→305건)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양천구는 전세(933→727건)가 급감한 가운데 준전세(120→302건)와 준월세(91→106건) 증가세가 한층 두드러졌다. 거래량은 적었지만 순수 월세(2→4건) 거래도 증가했다.

준전세의 경우, 거래가 늘어나면서 가격 오름세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삼성아파트 59㎡(이하 전용면적 기준)형 준전세의 경우, 지난해 1월에는 보증금 3억원, 월세 100만원(10층), 올 2월에는 보증금 3억7000만원, 월세 80만원(9층)에 각각 거래가 체결됐다.


이를 지난해 4분기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 5.8%를 기준으로 각각 순수 전세 시세로 전환하면 지난해 1월은 약 5억690만원, 올 2월은 5억3550만원 선이다. 같은 기간 대치 삼성아파트 전세 가격은 5억원 초반에서 5억원 후반대로 뛰었다.

목동 학원가에 인접한 양천구 목동7단지 아파트 66㎡형 준전세 거래를 살펴보면 지난해 2월 보증금 2억원, 월세 70만원(5층)에, 올 2월 보증금 3억1500만원, 월세 40만원(4층)에 각각 거래가 체결됐다.

이를 마찬가지로 서남권 전월세 전환율 5.5%를 적용해 전세 가격으로 환산하면 각각 3억5200만원, 3억9200만원선이다. 같은 기간 목동 7단지 66㎡형 전세값은 3억1000만~3억8000만원에서 4억2000만~4억8000만원으로 1억원 이상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저금리 장기화, 집값 상승 기대 저하 등 최근 추세로 볼 때 전세난이 갈수록 가중되는 대신 준전세를 비롯한 월세 거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가격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전셋값 고공행진은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부족한 탓이 크다"며 "상대적으로 준전세 등의 월세 물량은 아직 수요에 비해 공급이 충분한 편이고 한동안 가격도 (전세에 비해) 오름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팀장은 이어 "앞으로 임대차 시장은 전세 대신 준전세 등 월세 시장으로 수렴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의 (월세) 가격 안정세 또한 월세 일반화에 일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4. 4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5. 5 밤중 무단횡단하다 오토바이와 충돌 "700만원 달라"... "억울하다"는 운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