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7대1' 감자···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백의종군"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박상빈 기자 | 2016.03.03 20:28

(종합)자본잠식 50% 넘어, 18일 주총서 감자 의결...현대상선 등기이사·이사회의장 사임

현대상선이 이달 말이 시한인 자구안 이행 과정의 일환으로 '7대1' 감자를 결정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은 현대상선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백의종군'한다.

현대상선은 3일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와 우선주 7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의 자본금은 감자 전 1조2125억원에서 감자 후 1732억원으로 감소한다.

이번 감자결정은 자본금을 낮춰 자본잠식상태를 해소하고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것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매출액 5조7665억원, 영업손실 2535억원을 냈다. 손실이 쌓이면서 자본총계 대비 자본금 비율이 36.8%에 불과해 50% 이상(63.2%) 자본잠식 상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자본잠식률 50% 이상인 상태가 2년 연속 발생할 경우 상장폐지 요건이 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식병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의 감자는 오는 1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되면 최종 확정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미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사즉생의 각오로 추진하고 있다"며 "주식병합안이 주총에서 의결돼 재무건전성을 높이게 되면 회사의 경영정상화도 더 가속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자와 함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현대상선 등기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모두 물러나기로 했다. 주채권은행과 협의해 지난 달 초 마련한 고강도 추가 자구안의 중립적인 이사회 의사결정을 이끌고 원활히 이행되게 하기 위해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지만 최근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는 등 대주주로서 현대상선의 회생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그러나 그룹 회장직과 다른 계열사 이사회 의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현대상선이 고강도 자구안 이행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 타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대상선은 이달 말까지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 3사의 공개 매각을 포함해 용선료 인하 협상, 벌크선전용사업부 및 부산신항만터미널 보유지분 매각 등의 자구안을 이행해야 한다.

관건은 2조원대에 달하는 용선료 인하 협상이다. 현대상선은 전문협상단을 통해 이달 말까지 선주들을 최대한 설득해 용선료 인하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벌크선전용사업부 매각도 에이치해운라인과 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재 진행 중이다. 다음달 초 만기가 도래하는 공모사채(1200억원) 채권자를 대상으로 한 만기 연장(3개월) 협상도 본격화한다.

현대상선이 이달 말까지 자구안을 이행하면 출자전환 등 채권단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지만 무산될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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