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동산 NPL' 운용사 탄생…"개인투자 쉬워진다"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 2016.03.04 05:30

['부동산NPL' 개인 투자시대 열리나]<1>9건 투자해 5개월만에 600억원 평가차익

국내 최초로 개별 부동산 부실채권(NPL)를 전문적으로 운영한 후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나눠주는 투자운용사가 생긴다. 그동안 NPL 채권을 '묶음(풀)'으로 저가에 매입해 보다 높은 가격에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사는 있었지만 개별 물건을 다루는 운용사는 처음이다.

이에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온 부동산 NPL 시장에 개인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이 많아 개인이 직접 투자하기 어려웠던 부동산 NPL 시장이 새로운 부동산 재테크로 떠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금융그룹(한미F&I)은 자본금 25억원을 들여 '한미에셋자산운용(가칭)'을 설립하고 이달 10일 내에 금융감독원에 등록신청을 할 예정이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로, 주된 투자 분야는 부동산 NPL이다.

박영준 한미F&I 부동산사업본부장은 "다른 업체들과 근본적으로 달리 권리관계가 복잡한 개별 물건을 사들여 이를 정상화시킨 후 시세차익을 거두는 방식"이라며 "자산유동화회사의 재매각 등 2차 시장이나 저축은행, 신탁회사 등 2금융권 보유물건 등을 통해 비교적 단기에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F&I는 실제 지난해 10월부터 9건의 NPL 물건(특수부동산)을 매입해 유치권, 법적지상권 등의 소송을 통해 약 600억원 가량의 평가차익(감정평가금액-매입가격)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자체 자금으로 투자해 왔으나 앞으론 운용사를 통해 펀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NPL은 은행 등 금융권이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대출을 뜻한다. 금융권은 채무자에게 대출해주고 대출이 부실화할 경우에 대비, 담보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데 금융권은 이 저당권을 유통화해서 현금화해야 한다. 이렇게 발생한 부실채권 매물은 국내외 은행 등 금융회사가 컨소시엄을 만들어 자금을 모은 다음 공개입찰을 통해 시세보다 값싸게 매입한다.

지금까지 NPL 투자는 바로 이 근저당권을 사고파는 방식이었다. 부실채권이기는 하지만 담보가 확실한 물건인 경우 투자위험이 작아서 최근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수요도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한미F&I의 투자 방식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30억~300억원대의 NPL 물건중 유치권, 지상권 등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만 골라 매입한다. 이후 변호사, 회계사, 감정평가사, 건축사 등 전문가들이 이 물건의 권리관계를 해결해 가치상승(밸류업)을 통해 차익을 거두는 방식이다. 일부 소규모 컨설팅 업체와 개인투자자들이 있으나 전문 운용사가 만들어지는 건 국내에서 처음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투자자산의 경우 펀드가 있어 일반 대중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지만 NPL은 펀드가 활성화되지 않아 개인 투자자가 투자하기에 제약이 있었다"며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펀드가 생기고 신뢰를 바탕으로 이를 운용할 운용사가 있다면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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