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이 23일 국회 본회의에 직권상정됐다. 야당이 신청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도 오후 7시6분 시작됐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무제한토론 실시를 선포하고 '첫 타자'로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을 향해 "김광진 화이팅"이라며 응원을 보냈다.
김 의원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오늘 저는 테러방지법 관련해 무제한 토론을 신청했다"고 첫마디를 떼는 순간 여당의원들은 술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식간에 50~60명의 좌석이 비었다.
좁은 출입문 앞에는 퇴장하려는 의원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한바탕 혼란도 벌어졌다. 짐을 두고 나가는 의원들도 있는가 하면 아예 짐을 다 챙겨 자리를 뜨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은 자리에 남아있는 다른 의원에게 함께 이석할 것을 권유하며 장내는 혼란스러워졌다.
40여명이 남아있는 시점,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무제한토론이 종결되는 즉시 테러방지법에 대한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본회의장에서 이석하지 마시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김무성 대표와 원 원내대표, 조원진 원내수석, 김정훈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와 일부 최고위원들은 김 대표 자리 근처에서 한참 회의를 가졌다. 그리고 '이탈자'가 계속 늘자 7시30분쯤 새누리당은 결국 의원들을 의총장으로 소집했다. 표결을 염두에 두고 표단속을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는 "한 명이라도 없으면 표결이 안되는데"라며 끝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국회에 '갇히게' 된 새누리당 의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의총장을 빠져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정말 아직도 한 명이 해?"라고 물으며 황당해했다. 이어 "자기들끼리 있으라고 그래. 의장단이 고생하겠지"라며 "자기들이 하겠다는데 방법이 없다. 하고싶은데까지 계속 하라 그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태흠 의원도 자리를 뜨며 "필리버스터는 의사진행 방해"라며 "왜 우리쪽에서 찬성토론을 신청했는지 모르겠다. 의총에서 안하기로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광진 의원은 발언을 시작한지 1시간이 넘어간 8시 10분 현재 총 46개 조항으로 이뤄진 국가 대테러활동지침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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