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 예측한 전문가 "내년까지 글로벌 경제 혼란 계속"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 2016.02.22 11:03

美 경기침체·유럽 은행주↓·중동 지정학적 위기 등 '중국 밖 리스크'도 주목

/사진=블룸버그

올해 중국 위안화 약세를 예측했던 전문가들이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혼란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시아노믹스 그룹의 짐 워커와 밀레니엄 웨이브 어드바이저의 존 몰딘 애널리스트, 글로벌 매크로 인베스터 리포트의 라울 팔 발행인은 모두 시장에 더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며 이번엔 중국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앞으로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미국 경기침체와 유럽 은행주 하락,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등 중국 밖의 리스크에 주목했다.

이같은 세계 경기둔화 전망은 전세계 증시가 하락세를 그리는 반면, 국부펀드·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값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현재 위안/달러 환율은 6.53위안 수준으로,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14년 1월 고점 대비 7% 이상 하락했다.

아시아노믹스 그룹의 짐 워커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가 2분기 이상 마이너스 성장하는 리세션(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가격이 사상 최고로 치솟을 것이며, 그만큼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미국 경기침체로 현재 1.74%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017년 2분기엔 0.5%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금값은 60% 이상 치솟아 올해 온스당 2000달러(약 250만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워커는 지난 2014년 1월 위안화가 고점을 찍기 한달 전, 지난 4년간 랠리를 펼쳤던 위안화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던 인물이다. 그는 2007년 중국 증시 폭락도 예상해 시장에선 선견지명이 뛰어난 전문가로 꼽힌다.

워커의 이같은 비관적인 전망은 현재 대부분의 전문가 견해와는 다른 것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올해 2%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금값은 온스당 1115달러 선을 기록할 것이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내년 중반까지 2.74%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워커는 홍콩 부동산과 호주 달러 매도에도 베팅을 하고 있다. 대신 인도 주식과 동남아 은행권에 대한 투자는 늘리고 있다.

글로벌 매크로 인베스터 리포트의 라울 팔 발행인은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 경제가 굉장히 나쁠 확률이 가장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2년부터 위안화 약세를 전망했다.

과거 GLG파트너스에서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했던 팔은 지난해 실망스런 실적을 올린 크레디스위스와 도이체방크 등의 금융주 하락세가 유럽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앞으로 18개월간 유럽 금융주가 50%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팔은 투자자들에게 유럽 은행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주요 '블랙스완'(black swan) 리스크로 금융회사 파산이나 정부 구제금융을 꼽고 있다. 블랙스완은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막상 일어나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돌발악재를 뜻한다. 2008년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표적이다.

밀레니엄 웨이브 어드바이저의 존 몰딘 애널리스트는 저유가로 산유국들의 예산감소에 따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11년부터 위안화 가치가 과대 평가돼 있다며 이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최신 투자노트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저유가 기조에) 재정난과 예산삭감을 경험하면서 힘을 잃어가고 중동지역을 혼란에 빠지게 하는 상황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1년간 45% 폭락하면서 증시마저 끌어내리고 있다. 이미 투자자들은 사우디가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쪽에 베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시장상황은 이들 전문가들의 비관적 전망에 부합하고 있다. 올해 뉴욕 증시 대표지수인 S&P500지수는 6.2% 하락했으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53bp(1bp=0.01%) 떨어졌다. 같은 기간 유럽 은행주와 사우디 증시는 14% 하락했다.

그러나 이들의 비관적인 전망이 빗나갈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도 다수다. 이 가운데 홍콩 소재 리서치 업체 뷰프럼더피크의 창업자인 폴 크레이크는 "중국 위안화가 크게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헤지펀드들은 앞으로 1년간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3년간 중국 증시 약세에 베팅했지만 중국 당국이 최근 위안화 안정화에 사활을 걸고 있고 위기 시 자본계정을 언제든지 정지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앞서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이달 초 중국 경제 전문지 차이신과의 회견에서 위안화 평가절하가 계속될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의 자본유출은 정상적인 것으로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위안화 환율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오랜 침묵 끝에 나왔던 저우 총재의 당시 발언은 춘절(설) 연휴 이후 장 개장에 앞서 열린 정지작업으로 중국 당국의 시장 안정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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