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메이저 저유가 딜레마…배당이냐, 투자냐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6.02.15 11:17
저유가로 궁지에 몰린 글로벌 석유 대기업들이 배당 유지 여부를 놓고 주주들의 압력에 직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석유기업들이 저유가를 이유로 배당을 줄이면 주주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저금리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은 석유기업들의 배당에 익숙해진 만큼 배당 축소에 따른 실망도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예로 로열더치셸과 BP의 배당률은 8%가 넘는다. 영국 런던 증시 대표지수인 FTSE100 편입 종목 가운데 상위 10위권에 드는 수준이다. 엑손모빌, 셰브런, 셸, BP, 토탈 등 세계 5대 석유 메이저는 지난해 총 460억달러(약 55조6554억원)를 배당으로 내줬다.

애튜 비즐리 헨더슨 주식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많은 투자자들이 석유 대기업에 배당을 의존하고 있다"며 "배당 축소는 환경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석유 대기업들의 배당 축소는 투자자들에게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석유 기업들이 최근 생산량을 매우 더디게 늘리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들이 심해 유전 및 천연가스전 개발 등 고비용 프로젝트에 과도하게 노출됐다고 지적한다. 배당이 줄어든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이런 위험을 안고 있는 석유 대기업에 투자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얘기다.


에릭 우데노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는 "석유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들에게 배당 축소는 언제나 어려운 선택"이라며 "재임 중 마지막 결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셸과 셰브런 등은 어렵지만 기존 배당 정책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이탈리아의 에니는 지난해 배당 축소 결정을 내렸고 미국의 코노코필립스와 아나다코페트롤리엄 등이 최근 배당 축소 행렬에 동참했다. 이들은 배당을 줄이는 대신 채무 통제력을 높이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찰스 월 인베스텍 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유럽 석유기업들은 미국 기업들과 달리 정유 사업 부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유가 충격이 덜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무적 유연성 덕분에 유럽 석유 메이저들은 침체가 몇년간 지속될 때라야 배당 축소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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