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기로 선 단종보험대리점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6.02.15 03:45

뚜겅 열어보니 판매대리점 참여 '미지근'…금융당국 "올 하반기 이후 보완책 마련 검토"

단종보험대리점이 활성화를 추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단종' 기로에 섰다.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보다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금융당국은 업계의 상품 출시 추이를 지켜본 후 제도 보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이 지난해 10월 롯데하이마트와 손잡고 업계 최초로 내놓은 '롯데 제품보증연장보험(EW)'은 일 평균 1.5건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에 45건 정도 팔린 셈이다.

삼성화재가 새롭게 출시한 '주택화재보험'은 판매실적이 아예 없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주택화재보험 상품을 내놨지만 단종보험대리점을 등록하려는 데가 없어서 판매를 못 하고 있다"며 "판매대리점들은 어차피 많이 안 팔리고, 팔기도 어려운데 굳이 단종보험을 판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단종보험대리점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리점이 제품을 팔면서 동시에 관련 보험상품도 판매할 수 있는 제도다. 예를 들어 롯데하이마트에서 TV를 구매한 고객이 가전제품을 구입하면서 롯데하이마트 직원의 설명을 듣고 바로 제품보증연장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보험에 가입하면 기존 가전제품 A/S(사후관리) 기간 1년에 4년을 더해 총 5년 동안 수리비를 보장받는다.

보험사들은 일반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단종보험 관련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했고,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휴대폰이나 애완동물, 가전제품 수리연장보험 등에 대해 상품 판매자(대리점)가 8시간 교육을 받으면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하지만 제도 정비의 즉각적인 효과는 없다는 평이 우세하다. 일부 출시된 상품의 판매실적이 부진하자 대형사들도 상품 출시를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아직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시장 반응이 없다 보니 보험사 전반적으로 단종보험에 대한 움직임이 미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단종보험의 판매 부진 이유로 대형마트나 업종별 협회 등 판매대리점의 참여 부진을 꼽고 있다. 단종보험 상품의 수수료가 높지 않은 데다 판매 자격 요건이 완화됐음에도 보험의 성격상 판매가 여전히 까다로워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유일하게 상품을 판매 중인 롯데손보는 오는 3월부터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보험사 등이 고객에게 전화를 직접 걸어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 직원이 기존 제품을 팔면서 보험까지 판매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전문 텔레마케팅 상담사를 투입키로 했다"며 "아직 매출은 크지 않지만 단종보험은 유통망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있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줄 수 있기 때문에 영업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규제 완화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올 하반기까지 성과를 지켜본 후 보완책 마련을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판매대리점 문제는 금융당국이 개입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1년 정도 진행 여부를 지켜보고 부족한 부분은 추가적인 규제 완화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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