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늘리기 어렵네…은행 수수료 전선 가열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6.02.15 03:40

1월 국민·신한·우리 소호대출 증가액 절반으로 '뚝'…주담대 증가세도 20% 둔화

대출을 늘리기 힘들어진 은행들이 방카슈랑스와 펀드 판매 등 수수료수입을 늘리는 데 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순이자마진(NIM) 반등이 여전히 요원한 상황에서 지난해처럼 주택담보대출과 소호대출(자영업자대출)을 늘려 이자수익 감소를 막기 힘들어지자 비이자수익으로 만회하기 위해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달 소호대출 잔액 증가액은 2698억원으로 전년동월 5361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같은 기간 3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조3664억원 늘어 작년 같은 기간(3714억원) 보다 크게 증가했지만 이 중 약1조800억원이 작년에 승인된 집단대출이다. 신규 주담대 증가액 역시 전년동월대비 20% 이상 줄어든 셈이다.

자산 성장세 둔화가 구조적인 요인이라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서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은행들이 지난해처럼 '대출 판매량'을 늘려 이자수익을 방어하기 어려워져서다. 은행 주담대와 소호대출은 지난해 각각 70조원, 30조원 늘며 자산 성장의 양대 축이었다. 덕분에 0.2~0.3%포인트(p) 떨어진 NIM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이자수익은 크게 줄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이번 달부터 주담대 대출심사를 깐깐하게 하도록 한데다, 주택경기도 지난해보다 식어 작년 같은 주담대 성장은 어렵다. 경쟁적으로 늘리던 소호대출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며 은행들이 최근 늘어난 소호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한 임대업 부실 우려를 살피면서다. 조선·해운·철강 등 소위 '고위험' 업종의 대기업 대출은 오히려 줄여가는 추세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반락해 NIM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작년 하반기 미국 정책금리인상 기대감에 오르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지난주 1.6%대까지 떨어졌고, 일본 국채 10년물은 사상 처음 마이너스에 진입했다. 국내 시장금리도 동반하락세다.


이렇게 되며 은행들은 비이자수익 확보를 위해 펀드와 방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의 지난달 펀드 판매 신규취급액과 방카슈랑스 납입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각각 70%, 40% 늘었고 국민은행도 각각 12%, 64% 증가했다.

고객들의 저항을 감수하고 수수료 인상에도 나섰다. 신한은행은 이번 달부터 영업점 창구에서 타행에 송금할 때 부과하는 수수료를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자동입출금기(ATM) 계좌이체 수수료를 8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렸다. 다른 은행들도 수수료 인상 시기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자산을 늘리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며 결국은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확보 경쟁 심화가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무리한 경쟁보다는 앞으로 커질 자산관리 시장 등에 맞춰 장기적으로 각 은행의 장점을 살리는 전략 수립을 리스크 관리와 병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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