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혁신의 원동력, 열린 이민정책 통한 '인종의 다양성'

머니투데이 워싱턴·뉴욕·보스턴(미국)=정진우 기자, 김상희 기자, 김평화 기자 | 2016.02.15 03:30

['60조' 이민경제, 新성장지도 그린다]<7>-①한국출신 미변호사가 말하는 이민선진국 '미국'

편집자주 | 우리나라가 정부 정책에 따라 2018년부터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인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등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구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체류 외국인(이민자) 수는 2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약 4%다. 이는 GDP(국내총생산)로 환산했을 때 60조원(2015년 GDP 1600조원 기준)에 달한다. 이민자들은 이제 대한민국 경제에 없어선 안 될 구성원이다. 머니투데이는 '2016년 신년기획'을 통해 우리 사회 이민자들의 현실을 짚어보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어떤 이민정책이 필요한지 진단해본다.

앤드류 리(이중배) 변호사가 한 행사장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우리나라 법률시장의 완전개방(2017년)을 앞두고 미국서 한국을 자주 오가는 앤드류 리(이중배·44세) 변호사.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그는 30년 전(당시 중학교 2학년)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이 변호사 가족은 큰 어려움 없이 영주권을 취득했다. 교육·직업비자를 받아 이주한 후 영주권으로 나중에 바꾸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공무원 출신인 아버지가 미국에서 ‘해외 우수인재’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의 가족은 미국의 열린 이민정책 덕분에 미국 사회에 쉽게 적응했다. 이 변호사 역시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장학금을 받고 존스홉킨스대학 의예과 준비과정(Pre-med)에 들어갔다. 이후 법대로 진로를 틀어 UCLA 로스쿨을 졸업하고 1999년 미국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국에 들어갔다.

그는 4년간 이곳에서 공정거래법 전문가 트레이닝을 받고, 미국의 5대 로펌 중 하나인 'White & Case'에서 10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직장에서 이민자라고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은 적이 없었다. 2012년엔 미국 워싱턴DC 정계를 대표하는 로펌 'Steptoe & Johnson'으로 자리를 옮겼고, 현재 한국시장 진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30년 전 미국에 이민 온 해외 우수인력 가족이, 기업 성장과 나라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미국 교육 시스템이 이민자들을 많이 배려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모여든 인재들이 열린 이민정책 덕분에 미국 사회에 빨리 적응하고, 각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워딩턴DC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된 포토에세이. 1945년 이후 미국의 혁신 원동력이 '인종의 다양성'이란 걸 표현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컨퍼런스 ‘2016 키플랫폼-글로벌라이제이션 4.0’의 특별취재팀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현지에서 취재한 이 변호사의 얘기는 미국의 이민정책(머니투데이 1월25일자- 신년기획 5회 '대통령도 이민자 출신인 나라, 글로벌 인재 블랙홀' 참조)이 국가 발전에 어떻게 기여 하는지 보여준다.

미국은 해외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와 포용정책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와 경제 각 분야에서 혁신을 거듭했고, 경제 강국이 된 것이다. 이 변호사는 "미국의 적극적인 이민정책이 해외 우수 인재를 끌어들였고, 이들의 다양한 경험과 아이디어가 모여 결국 미국의 발전 원동력이 됐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의 얘기는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엔 미국의 역사가 곧 이민의 역사고, 인종의 다양성이 어떻게 혁신을 주도했는지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미국 36대 대통령인 린든 존슨 대통령이 1965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이민과 국적의 차별 및 제한을 없앤 '이민과 국적에 관한 법률'에 서명하고 있다.

눈에 띄는 건 미국 36대 대통령인 린든 존슨 대통령이 1965년 미국 이민사의 상징인 뉴욕 맨해튼에서 이민과 국적의 차별 및 제한을 없앤 '이민과 국적에 관한 법률'에 서명하는 사진이다. 또 미국 역사를 정리한 포토에세이 코너에선 1945년 이후 혁신의 원동력을 '인종의 다양성'에 있다는 걸 의미하는 사진들도 볼 수 있다.

미국의 이런 열린 이민정책은 인구감소 대비와 경제활력을 위해 해외 우수인력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 초 취임사를 통해 적극적인 외국인정책(이민정책)을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1만명의 해외 석·박사급 우수 인재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들이 한국 사회에 유입되면 장기적으로 인구부족 문제 해결은 물론 국가 경제에 도움될 것이란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 변호사는 "한국도 더욱 개방돼 외국인을 포용하는 문화가 자리잡혀야 한다"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여러 문화를 융합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야 국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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