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가족은 미국의 열린 이민정책 덕분에 미국 사회에 쉽게 적응했다. 이 변호사 역시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장학금을 받고 존스홉킨스대학 의예과 준비과정(Pre-med)에 들어갔다. 이후 법대로 진로를 틀어 UCLA 로스쿨을 졸업하고 1999년 미국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국에 들어갔다.
그는 4년간 이곳에서 공정거래법 전문가 트레이닝을 받고, 미국의 5대 로펌 중 하나인 'White & Case'에서 10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직장에서 이민자라고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은 적이 없었다. 2012년엔 미국 워싱턴DC 정계를 대표하는 로펌 'Steptoe & Johnson'으로 자리를 옮겼고, 현재 한국시장 진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30년 전 미국에 이민 온 해외 우수인력 가족이, 기업 성장과 나라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미국 교육 시스템이 이민자들을 많이 배려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모여든 인재들이 열린 이민정책 덕분에 미국 사회에 빨리 적응하고, 각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해외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와 포용정책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와 경제 각 분야에서 혁신을 거듭했고, 경제 강국이 된 것이다. 이 변호사는 "미국의 적극적인 이민정책이 해외 우수 인재를 끌어들였고, 이들의 다양한 경험과 아이디어가 모여 결국 미국의 발전 원동력이 됐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의 얘기는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엔 미국의 역사가 곧 이민의 역사고, 인종의 다양성이 어떻게 혁신을 주도했는지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눈에 띄는 건 미국 36대 대통령인 린든 존슨 대통령이 1965년 미국 이민사의 상징인 뉴욕 맨해튼에서 이민과 국적의 차별 및 제한을 없앤 '이민과 국적에 관한 법률'에 서명하는 사진이다. 또 미국 역사를 정리한 포토에세이 코너에선 1945년 이후 혁신의 원동력을 '인종의 다양성'에 있다는 걸 의미하는 사진들도 볼 수 있다.
미국의 이런 열린 이민정책은 인구감소 대비와 경제활력을 위해 해외 우수인력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 초 취임사를 통해 적극적인 외국인정책(이민정책)을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1만명의 해외 석·박사급 우수 인재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들이 한국 사회에 유입되면 장기적으로 인구부족 문제 해결은 물론 국가 경제에 도움될 것이란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 변호사는 "한국도 더욱 개방돼 외국인을 포용하는 문화가 자리잡혀야 한다"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여러 문화를 융합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야 국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