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H지수 7000 붕괴시 파생증권 최소 10조 '녹인' 진입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16.02.15 03:30

[금감원 파생결합증권 판매 상위 8개사 실태점검] 은행 판매고객 52.5% 투자에 '부적합'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지수) 7000선이 붕괴되면 KB국민은행,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주요 금융사 8곳이 판매한 파생결합증권 10조원 어치가 원금손실(Knock-in·녹인) 구간에 진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형 은행들은 고객으로부터 '면피용'으로 '부적합상품거래 확인서'를 받고 고객 10명 중 5명에게 투자성향과 맞지 않은 초고위험 파생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의원에게 제출한 '대형 금융사 파생결합증권 판매실태' 보고서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금융당국이 추정한 H지수 구간별 손실위험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ELS(주가연계증권)·ELT(주가연계신탁)·ELF(주가연계펀드) 등 파생결합증권 쏠림현상이 두드러진 지난해 8월~9월, 판매규모 상위 8개사를 집중 점검한 바 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대상이었다.

금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H지수 8000선~7000선 구간에서 이들 8개사가 판매한 파생결합증권 3조4652억원 어치가 손실구간에 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00선~6000선까지 추락하면 추가로 6조원에 육박(5조9756억원)하는 투자금이 손실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H지수는 지난 12일 7505.37까지 떨어졌고 최근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면서 '바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형 8개사만 해도 H지수가 7000~6000선으로 하락하면 총 10조345억원 어치가 손실구간에 진입하는 만큼 전 금융사의 손실예상액은 이를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H지수를 기초로 한 파생결합증권 판매액은 총 37조원에 달한다.


물론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다고 바로 손실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만기까지 일정 지수를 회복하면 약정된 수익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금감원 조사결과 은행들이 고객 위험성향과 맞지 않게 판매한 비율이 52.4%에 달했다. 반면 증권사는 이 비율이 9.3%에 불과했다.

자본시장법상 파생상품에 투자하려면 반드시 투자성향진단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은행고객 대부분이 '안정추구형'인데 고위험상품인 파생결합증권에 가입한 고객이 많았다는 것. 은행은 고객에게 '귀사(은행)의 권유를 받지 않고 본인(고객) 판단에 따라 투자했다'는 부적합상품거래확인서를 받는 방법으로 투자권유 규제를 피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ELT는 광고가 금지된 상품으로 은행 권유 없이 고객이 알아서 가입하기 힘든데 안전성향 투자자의 가입 비율이 높았다"며 "부적합상품거래확인서가 면피용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3월 안에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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