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러 정교 1000년 만의 만남…'교회일치' 등 공동성명 발표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 2016.02.13 14:22

분열·갈등하고 있는 기독교 일치 강조… 중동 내 기독교인·시리아 난민에 대한 관심 촉구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 /사진=마이애미헤럴드
가톨릭의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가 약 1000년 만에 역사적 화해의 장을 열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을 방문해 키릴 총대주교를 만났다. 이들은 3시간에 걸쳐 면담을 한 후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두 주교는 우선 각기 다른 종파로 분열돼 갈등하고 있는 기독교의 일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독교 종파들은 잦은 분쟁과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차이로 인해 서로 상처를 입혔고 이후 기독교는 수천년간 분열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오늘 회담이 신의 뜻으로 종교의 일치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면서 "전 세계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 신자들이 평화와 사랑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두 주교는 중동에서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을 중심으로 내전이 격화하면서 소수 종교인 기독교인은 더 큰 차별과 박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동과 아프리카에 사는 예수님의 형제와 자매들은 몰살되고 있다. 국제 사회가 기독교인에 대한 탄압을 멈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리즘과 관련, "종교의 이름으로 범죄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시리아 난민 사태에 대해 "수백만명의 난민들이 부자 나라를 향해 오고 있다는 현실에 무관심할 수 없다"며 "전 세계 부의 불평등이 악화하면서 사람들은 국제적 질서가 정의롭지 않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양교는 낙태와 안락사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들은 "수백만명이 태어날 권리를 빼앗기고 있고, 이들의 피가 신께 울부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안락사의 등장으로 노년층 및 장애인들이 스스로 사회와 가족에게 짐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며 존엄사 추세를 비판했다. 최근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우생학에 대해선 "신의 형상으로 지어진 존재의 근원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양교는 1054년 레오 9세 교황과 미카엘 케룰라리오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서로 파문한 이래 공식 교류가 끊겼다. 1965년이 돼서야 바티칸은 파문을 철회했으나 두 수장이 서로 만나 화해를 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명동에 '음료 컵' 쓰레기가 수북이…"외국인들 사진 찍길래" 한 시민이 한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