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논란과 해명에 이젠 잠잠해질 법도 한데 석면을 둘러싼 세간의 오해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가장 흔한 것이 석고라는 말이 붙은 건축자재에는 석면이 들어있을 것이라는 근거 불문의 오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꾸 반복되는 논란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며 "석고와 석면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뉘앙스'(어감)가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막연히 추측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석고와 석면은 다른 물질이다. 석회질 광물의 일종인 석고는 시멘트 혼합재, 비료, 백색 안료로 쓰이거나 구워서 주물의 모형을 제작하고 의료용 깁스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물론 건축자재인 석고텍스와 석고보드를 만드는 원료로도 쓰인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석고텍스와 석고보드에는 석면이 함유되지 않은 것은 물론 환경부의 친환경 제품 인증인 '환경마크'를 획득한 제품이 다수다.
반면 석면은 성암층의 사문석계, 각섬석계 등에서 발생하는 섬유상의 광물질로 말단 부위가 갈고리 형태로 생긴 데다 잘게 찢어지는 특성이 있어 체내에 박힐 경우 잘 빠지지 않는다. 국제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은 석면을 '인체에 대한 발암물질'로, 미국산업안전보건청(OSHA), 유럽연합(EU)에서도 역시 1급 발암물질 또는 인체발암확정물질(Class 1)로 규정했다.
이처럼 전혀 다른 물질이 같은 것으로 혼동되면서 그 피해는 결국 업체뿐 아니라 소비자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다. 애꿎은 관련 업계는 당장 석고보드와 석고텍스를 판매하는 데 차질을 빚게 되고 소비자들 역시 근거 없는 두려움에 불신만 키우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석면을 둘러싼 오해가 반복되는 것을 막아 이처럼 사회적인 낭비가 되풀이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아는 것이 힘이다. 석고는 석면과 다르다는 점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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