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코스피, 세뱃돈 대신 악재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 2016.02.11 11:51

유럽·日 등 주요국 증시 급락에 투자심리 위축… 北 미사일 발사,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코스피 지수가 11일 2% 넘게 급락하고 있다. 설 연휴기간 동안 발생한 각종 악재에 밀린 숙제를 하듯 일제히 하락 중이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11시36분 현재 전일대비 47.70포인트(2.49%) 내린 1870.90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21.18포인트(3.11%) 하락한 660.13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 코스닥 양 시장에서 전기가스업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고 코스피 시장에서 31개, 코스닥 시장에서 52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내림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내외 악재에 흔들리는 한국 증시=설 연휴 기간동안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국내외 악재가 한국 증시를 흔들고 있다. 특히 세계 증시 하락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모양새다.

시작은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 주가 급락이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가 2008년 이후 최대인 68억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조건부 후순위 전환사채(코코본드)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8일(현지시간)에만 주가가 9.5% 급락했다.

도이치 뱅크의 부진은 다른 유럽 은행주에도 영향을 줬다. 위축된 세계 경기와 마이너스 금리 환경에서 은행주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BNP파리바와 ING산탄데르, 바클레이즈 등이 일제히 5% 넘게 빠졌고 이에 영향을 받은 유럽 증시는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6% 넘게 하락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도 은행주들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세계 주요 은행주들의 하락은 리만브라더스의 도산으로 시작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상황을 상기시키며 투자심리의 급격한 위축을 불러왔다. 이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강화시키며 세계 주요증시 하락과 대표적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의 강세를 불렀다.

엔화 강세는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고 정책 효과에 대한 신뢰감이 무너지며 급격한 증시 하락으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는 9일과 10일 이틀간 7% 넘게 빠졌다.

국제 유가도 해당 기간동안 다시 3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다시 불거진 공급 이슈가 악재로 작용했다.


국내 정세도 좋지 못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라는 초강수로 대응하면서 지정학적 리크스가 크게 부각됐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금융주의 급락과 중국 외환보유고 감소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불안,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등이 종합적으로 악재로 작용했다"며 "통화 완화 정책에도 디플레이션 탈출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시각이 투자심리 위축을 강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상대적 선방에도…"보수적 접근 필요"=대내외 악재와 길었던 설 연휴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가 2%대 중반 하락에 머물러 선진국 증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세계 경제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분명하므로 주요국의 정책 기조를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많다.

코스피 지수가 1850~1950 사이의 박스권 장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지수 변동 속도가 빨라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유럽과 일본 은행주가 급락하고 마이너스 금리 환경에서 쉽게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3개월 이상의 중기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낙폭이 과대하거나 분명한 성장의 이유가 있는 종목에 투자하되 지수 변동 속도가 빠르므로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밸류에이션 상으로 1850선은 지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 유가 불안과 정책 신뢰성이 무너졌다는 것이 문제"라며 "코스피 저점이 확인된 이후 엔화 강세 수혜주인 수출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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