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 하락 반전·옐런 발언에 혼조…다우 0.62%↓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6.02.11 06:31
뉴욕 증시가 국제유가 하락과 일부 대형 종목 부진 영향으로 상승세를 끝까지 지켜내는데 실패했다. 관심을 모았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은 다소 중립적이었다. 경기 둔화 가능성을 인정하며 기준금리 인상을 늦출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기 때문.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0.35포인트(0.02%) 하락한 1851.86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99.64포인트(0.62%) 하락한 1만5914.74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 지수는 14.83포인트(0.35%) 상승한 4283.5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국제 유가 반등과 ‘금리 인상을 늦출 수 있다’는 옐런 의장의 발언에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보합권에서 공방을 벌였다. 장 마감 30여 분을 남겨 놓고 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하락 반전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업종이 0.56% 하락하며 가장 큰 부담이 된 반면 헬스케어 업종은 0.68% 상승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 옐런 “금리 인상 연기 가능”…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 안해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보고에서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금융 시장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힘이 약해진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대한 우려와 해외 경제가 미국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에 대한 시장 전망도 더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FRB가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금융시장과 투자자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구체적으로 금리 인상을 어떻게 늦출 것인지 언급하지 않고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말로 대신한 셈이다.

옐런 의장은 “미국의 금융 시장 상황이 과거에 비해 성장을 지지해 주지 못하고 있다”며 “광범위한 주가 하락과 고위험 대출 증가, 추가적인 달러 강세가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제 활동과 고용 시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FRB는 약 7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또 올해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4번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올 들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고용을 제외한 미국 경제지표 대부분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FRB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둘렀다’는 비판과 함께 4차례 금리인상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상업거래소의 연방기금 선물 거래에 나타난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은 19%에 불과한 상황이다. 오는 3월 15일과 16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는 단 1명도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통화 정책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옐런 의장은 “경제 상황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만 전개될 것”이라며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옐런 의장의 이같은 언급은 금융 시장 상황과 해외 불확실성, 물가상승 전망에 여전히 주목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특히 추가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는 전제 조건도 보다 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FRB는 시장과 물가상승률에 대한 가계의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가상승 전망이 낮아진다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셈이다. 물가상승률은 3년반 가까이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

옐런 의장은 “물가상승률 전망은 물가상승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향후 물가상승률에 대한 FRB의 판단은 장기 물가상승률 전망이 얼마나 근접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일부 지표들은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이란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도 인정했지만 ‘매우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 국제유가, 공급과잉 우려 vs 재고 감소에 '혼조'
국제 유가가 공급과잉 우려와 미국의 원유 재고 소식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49달러(1.8%) 하락한 27.4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20일 이후 최저 가격이다. 반면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는 배럴당 0.8달러(2.64%) 오른 31.1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국제 유가는 장 초반 다시 감산 가능성이 제기되며 5일 만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을 깨고 75만4000배럴 감소했다는 소식에 29달러 선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의 미국의 원유 재고가 36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간 원유재고가 감소한 건 지난해 9월 말 이후 4번뿐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WTI 선물시장 거래분 인도 지역인 쿠싱의 재고는 52만3000배럴 증가한 6470만배럴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다.

정유공장의 원유 처리량은 일평균 10만5000배럴 줄었다. 정유공장 가동률은 86.1%로 전주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휘발유 재고는 130만배럴 증가한 2억5570만배럴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시장 예상치인 41만7000배럴보다 세 배나 큰 증가폭이다.

난방유와 디젤을 포함하는 정제유 재고는 예상과 달리 130만배럴 늘었다. 시장에선 160만배럴 감소했을 걸로 예상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수입은 일평균 110만배럴 줄어든 710만배럴로 나타났다. 2014년 12월 이후 주간 최대 감소폭이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올해 예상보다 원유 공급량을 더 늘리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WTI 가격은 하락 반전했다.

◇ 엔/달러 ‘15개월 최저’ 금값 6일 만에 하락 반전
달러는 옐런 의장의 금리 인상 연기 시사 발언 영향으로 소폭 하락하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2% 내린 95.94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21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16% 내린 1.127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1.14% 급락한 113.79엔에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14엔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4년 11월5일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제 금값은 차익 실현 매물 영향으로 6일(거래일 기준) 만에 하락 반전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4달러(0.3%) 하락한 1194.6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전날보다 온스당 16.7센트(1.1%) 내린 15.282달러에 마감했다. 구리와 백금 역시 0.6%씩 떨어졌다. 반면 팔라듐 가격은 1.5% 상승했다.

리베르타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아담 쿠스 대표는 "금값이 최근 상승하면서 다소 과매수된 측면이 있다"며 "숨을 고르면서 다음 상승세가 나타날 때까지 쉬어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국제 금값은 약 12.6% 급등했다.

◇ 유럽증시 7일 만에 반등
유럽 증시는 7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5.80P(1.87%) 상승한 315.19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40.11P(0.71%) 상승한 5672.30을 기록했고,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21.67P(1.78%) 오른 1241.49를 기록했다. 독일 DAX30지수는 전장 대비 137.89P(1.55%) 오른 9017.29를, 프랑스 CAC40지수는 63.66P(1.59%) 오른 4061.2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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