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멜론서 6조' 어피니티 이번엔 버거킹 산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박준식 기자 | 2016.02.14 12:29

보고펀드 보유한 BKR 2300억에 인수 협상…3월 중 거래완료 예상

버거킹
20년전 한 외국계 증권사에서의 파트너십이 조만간 수천억 거래로 이어질 예정이어서 화제다. 거래물건은 한국 버거킹으로 협상에서 막후 작업을 이끄는 이들은 VIG(옛 보고펀드) 신재하 대표와 어피니티 이철주 대표다.

두 사람은 90년대 말 한국 모간스탠리 기업금융부에서 함께 일한 사이다. 당시 한국대표 신재하씨가 IB부서 막내였던 이철주 대표와 함께 일한 인연이 현재 PEF 시장에서 수천억원의 기업매매로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세부적으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AEP)가 옛 보고펀드(VIG파트너스)로부터 한국 버거킹(법인명 BKR)을 인수하는 거래다.

한국계 매니저들이 주축인 어피니티는 최근 3년간 오비맥주와 음원 서비스 기업 로엔엔터테인먼트(멜론)를 매매해 6조원 이상의 자본차익을 낸 것으로 유명하다.

14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버거킹 재매각을 위해 어피니티를 사실상의 단독 원매자로 낙점하고 우선권을 부여해 매매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VIG가 원하는 매각 희망가격은 2500억원이고 어피니티는 2100억원 선을 주장하고 있는데 협상은 중간 가격에서 타협점을 찾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 관계자는 "VIG는 3년 반 동안 버거킹의 현금창출력을 두 배 가량으로 키웠고 어피니티는 이를 인수해 한국 사업 뿐만 아니라 중화권을 아우르는 비즈니스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어 거래가 상당 부분 진척됐다"고 설명했다.

버거킹은 지난해 180억원 가량의 EBITDA(상각 전 이익)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VIG가 두산의 SRS코리아 사업부에서 분할해 매입하기 전의 두 배가 넘는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 평가다. VIG는 이를 근거로 BKR 지분 100% 기준 EBITDA의 14배에 가까운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VIG는 2012년 9월 보고2호펀드(3700억원 규모)에서 약 850억원의 자금을 내고 금융권에서 250억원을 대출 받아 두산으로부터 이 사업부를 약 1100억원에 매입했다. VIG는 사업부 법인명을 BKR로 변경하고 인수 후 매장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사업을 키웠다. 인수 후 이듬해인 2013년 2123억원이던 매출은 2014년 2526억원으로 18.9% 늘었고 지난해 실적도 가집계 결과 두자릿수 성장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VIG는 버거킹 인수 당시 받았던 선순위 인수금융 250억원을 배당으로 대부분 갚아 실제 투자 금액은 이자비용과 제반 실비를 더해도 9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VIG가 BKR을 2300억원에 재매각할 경우 자본 차익은 1400억원, 투자자본 수익률(ROI)은 155%, 연평균 수익률(IRR)은 약30%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버거킹 매각이 예상대로 진행되면 옛 보고펀드에서 독립한 VIG가 처음으로 성공적인 재매각 실적을 확보하게 된다"며 "버거킹을 3월 중에 팔고 다른 포트폴리오 기업을 매각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VIG는 보고2호를 통해 버거킹과 바디프랜드, 삼양옵틱스, 에누리닷컴, 윈체 등에 투자했다.

어피니티는 지난 1월 로엔엔터를 카카오에 매각해 1조원 이상의 차익을 냈다. 박영택 부회장과 이철주 대표 등 한국계 매니저가 주축으로 2008년 이후 더페이스샵, 하이마트, 오비맥주, 로엔엔터 등으로 최소 수천억원에서 최대 5조원까지 조단위 차익을 남겨 유명세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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