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씨는 결혼 후 설 명절에 처음 내려간 후 결혼 생활이 막막해졌다. 결혼 전 집안에서 지내지 않았던 제사를 집에서 지내는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한번도 보지 못했던 친척들이 수십명으로 늘어나면서 부담도 커졌다. 게다가 어르신들마다 아직 생각에도 없는 2세 계획을 물어보는 등 심리적 압박도 견디기 어려웠다. 한끼 식사를 할 때마다 수북이 쌓이는 설거지를 볼 때마다 '결혼을 왜 했나'는 후회가 밀려왔다. 명절 때문에 부부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선배들의 말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냥 명절이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시댁이든 친정이든 내가 가고 싶은 곳 마음대로 골라가고 싶다", "처먹은 사람이 치워라" 등 명절 때마다 이어지는 며느리들의 고충이 가장 많이 눈에 띠었다.
젊은 세대들이 명절에 대한 생각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명절음식을 해먹으면서 편히 쉬고 싶다", "이번 설에 네가 하고 싶은 일하면서 쉬어라는 엄마의 문자를 받고 싶다" 등 명절을 휴식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명절 때마다 취업, 결혼, 출산 등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남자친구 있니"라는 질문에 "여자친구 있어요"라고 대답할 수 있는 명절, "취업 결혼 외모 등 오랜만에 봐서 할 말이 없는 거라면 할 얘기들을 준비해 왔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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