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마감]유가 급락 불구 저가매수세에 약보합 '방어'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6.02.10 06:20
뉴욕 증시가 장 막판 국제유가 낙폭 축소와 헬스케어 업종 반등에 힘입어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일부 업종의 경우 낙폭이 지나치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23포인트(0.07%) 하락한 1852.21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2.67포인트(0.08%) 떨어진 1만6014.38에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14.99포인트(0.35%) 내린 4268.76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초반 1% 가까이 하락 출발했지만 유가 반등에 힘입어 오전 10시경에는 상승세로 돌아섰고 보합권에서 공방을 거듭했다. 하지만 에너지정보청(EIA)이 유가 전망을 또다시 하향 조정하면서 유가가 급락했고 증시도 낙폭을 확대했다.

반전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시간외 거래에서 낙폭을 축소하면서 일어났다. 27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WTI 가격은 시간외 거래에서 28달러 선을 회복했다. 여기에 헬스케어 업종이 반등, 다우 지수는 100포인트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국제유가 ‘추가 하락’ 경고에 WTI 5.9% 브랜트 7.6% 급락
국제유가는 또 다시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75달러(5.9%) 급락한 27.94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낙폭을 4%대로 축소하며 28달러를 회복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한때 7.6% 급락했지만 낙폭을 1%포인트 가량 줄이며 30.7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크게 하락한 것은 관련 기관들의 부정적인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국제에너지기구(IEA) 모두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EIA는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전망치를 종전 38.54달러에서 37.5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전망 역시 40.15달러에서 37.52달러로 낮췄다.

또한 올해 원유 생산량 전망은 873만배럴에서 869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IEA도 1월 월간 보고서에서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유지 결정에 따라 하루 28만 배럴의 원유가 초과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IEA는 또 올해 원유 공급과 수요 불일치가 이전 전망보다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단기간에 유가가 충분히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브라질과 러시아, 중국 등의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올해 원유 수요 증가율 1.2% 전망을 수정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둔화로 인해 수요 전망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의 경우 유가 하락으로 북미 지역의 생산이 감소하면서 비OPEC 회원들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50만배럴 감소했다.

하지만 OPEC 회원국들의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이를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지난 1월 하루 생산량이 299만배럴로 증가했다. 경제 제재 해제 이후 하루 8만 배럴 생산이 증가했고 이란은 50만배럴까지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난달 생산량도 하루 7만배럴 늘어난 1021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라크의 하루 생산량도 5만배럴 늘어난 435만배럴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OPEC 회원국과 비OPEC 회원국의 감산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한편 IEA는 원유 재고량이 올 1분기 2백만 배럴을 기록한데 이어 2분기에는 150만배럴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 자영업 경기전망 2년 최저 ‘추락’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고용 지표는 강세를 이어간 반면 나머지 지표는 ‘경기침체(Recession)’ 신호가 더 강해졌다.

먼저 미국 자영업자들의 경기전망이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증시 급락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미자영업자협회(NFIB)는 1월 자영업 낙관지수가 93.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지난해 평균 96.1에 못 미치는 것이다. 자영업 낙관지수는 1400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것이다.

낙관지수가 크게 하락한 것은 향후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고 매출 전망 역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6개월 이후 경기 전망과 매출 전망은 2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고용과 지출 수준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고용의 경우 필요한 기술을 가진 인력을 찾기 쉽지 않다는 반응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종업원에 대한 임금은 27%(계절 조정치 적용) 증가하며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신규 고용 의사는 11% 늘어나는데 그치며 전월 15%에 못 미쳤다.

◇ 도매 재고 3개월 연속 내리막, 신규 일자리 증가 ‘역대 2번째’

지난해 12월 도매재고는 전월대비 0.1% 감소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0.2% 감소는 물론 직전월 0.4% 감소보다 나은 수준이었지만 3개월 연속 하락세다.

도매재고는 국내총생산(GDP)에 반영되기 때문에 지난해 4분기 GDP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4분기 GDP 산정시 예측했던 것보다 도매재고가 더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발표된 12월 건설지출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4분기 GDP가 0.2~0.5%포인트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월 도매 판매 역시 0.3% 감소했다. 11월 1.3% 감소보다는 다소 나아진 수준이다.

반면 미국의 신규 일자리는 역대 2번째로 크게 늘어나며 고용 시장 강세가 이어졌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12월 신규 일자리는 전월대비 5% 증가한 560만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570만개 이후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고용은 525만명에서 536만명으로 증가했다. 자발적인 사직 역시 7% 늘어난 310만명을 기록했다.

◇ 달러, 경기 둔화 우려에 하락…엔 환율 15개월 '최저'
달러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100여 일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69% 하락한 96.01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2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0.86% 오른 1.129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0.7% 내린 115엔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14년 11월 이후 약 15개월 만에 최저치다. 엔/달러 환율은 2월 들어서만 5% 넘게 급락했다.

이처럼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와 스위스 프랑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웨스트팩 뱅킹의 리차드 프라눌로비치 선임 외환 전략분석가는 "이번 주 들어 리스크 회피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제금값, 5일 연속 상승 1200달러 눈앞
국제 금값은 5일(거래일 기준) 연속 상승하며 1200달러 목전에 다달았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0.7달러(0.1%) 오른 1198.60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5일 동안 6% 상승하며 지난해 6월19일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2.3센트(0.2%) 오른 15.449달러에 마감했다. 백금도 1.2% 올랐다. 반면 구리와 팔라듐은 각각 2.4%와 0.2% 하락했다.

불리언볼트의 애이드리언 애쉬 리서치부문 대표는 "금값이 오르고 증시는 하락하는 것이 올해 트렌드"라며 "중국 성장 둔화 보다 증시가 더 패닉(공황상태)에 빠지고 있고 금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유럽증시, 은행주 급락 27개월 최저
유럽 증시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은행주가 급락하면서 1% 넘게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은 전날보다 1.6% 하락한 309.31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7일(거래일 기준) 연속 하락하며 2014년 10월 이후 최장 내림세다.

독일 DAX30 지수는 1.1% 하락한 8879.40에 마감했다. 프랑스 CAC40 지수 역시 1.7% 내린 3997.54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FTSE100 지수도 1% 떨어진 5632.19를 기록했다. 스페인 증시는 2.4% 내렸고 그리스 증시도 2.9% 급락했다.

핸텍 마켓의 리차드 페리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일상적인 핑계에 불과하다"며 "한 쪽으로 치우친 하락 압력이 강하다는 것이 진짜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유럽 증시는 독일의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독일 12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2% 감소하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 0.5% 증가를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은행주는 급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9.5% 폭락했던 도이체방크는 4.3% 하락했고 크레딧 스위스와 UBS도 각각 8.4%와 5.6%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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