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이수만 회장의 "죽기 전 꼭 마셔야 할 와인"

머니투데이 고재윤 경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 겸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 | 2016.02.11 13:20

[명사들의 와인]프랑스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 와인

편집자주 | 기업인,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 명사들이 좋아하는 와인을 소개하고 그 와인 속에 얽힌 에피소드를 전달합니다.

샤토 무통 로칠드 전경과 샤토 무통 로칠드 와인/사진제공=고재윤 교수,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우리의 일상생활에 음악이 없다면 즐거움과 낭만이 없으며 하루가 침묵으로 시작되고 침묵으로 끝날 것이다. '음악은 침묵의 빈 글라스를 채우는 와인과 같으며, 와인은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미덕의 어머니'라고 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은 음악으로 침묵의 공간을 행복으로 채우는 와인 같은 존재로 K-POP 열풍을 주도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확대시키고, 인기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소녀시대, 보아,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을 키워낸 한류를 대표하는 문화 대통령으로 국내 엔터테인먼트산업을 리드하면서 한국 대중예술분야에 큰 영향을 끼쳤다.

대한민국 K-POP의 선구자이자 K-POP의 기틀을 닦은 장본이라고 칭송받은 이 회장은 와인 애호가이자 와인 수집가로도 유명한데, 이 회장과 얽힌 와인으로는 미국 나파밸리의 에모스(Emos)와인, 프랑스 보르도의 5대 샤토에 속하는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 와인 등이 있다.

에모스 와인은 이 회장이 미국 나파 밸리에 위치한 성 헤레나 와이너리에서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와인 마니아를 위해 직접 주문하여 야심차게 만들었던 와인이다. 샤토 무통 로칠드 와인은 이 회장이 2007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와인문화 정착에 기여한 공로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나 고이즈미 준이치 일본 총리 등 세계 저명인사에게 수여됐던 프랑스 3대 와인 작위인 꼬망드리 기사작위(Commanderie du Bontemps de Medoc et des Graves)를 샤토 무통 로칠드에서 그 당시 CEO인 필리핀 드 로칠드 남작부인으로부터 유일하게 받은 인연이 있다.

샤토 무통 로칠드 와인은 2013년 와인 레이블에 한국인 최초로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채택해 화제를 모았고, 1945년부터 레이블에 세계적인 화가들의 그림을 그려 예술과 와인의 만남을 실현했다.

185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태계 재벌인 나다니엘 드 로칠드(Nathaniel de Rothschild)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 있는 샤토 브란느 무통(Château Brane-Mouton)을 인수해 샤토 무통 로칠드로 개명했다. 이후 1855년 프랑스 파리 박람회를 계기로 나폴레옹이 보르도 지역에 와인등급을 매길 때 안타깝게도 1등급을 받지 못한 실연을 겪었다.

1922년 나다니엘의 증손자 필립 남작(Baron Philippe de Rothschild·1902~1988)이 20세 때 샤토 무통 로칠드의 주인이 되면서 1등급이 되기 위한 품질 관리를 도입하면서 1924년 프랑스 와인업계 최초로 샤토 병입을 시작했다. 그 당시 샤토 병입으로 보르도 와인 업계에서 큰 비난을 받았지만 와인 품질에 혁신을 가져오면서 와인의 품질도 1등급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가족을 잃은 슬픔 뒤에 가족을 기리며 정성껏 만든 1945년 빈티지 와인은 세계 정상급 와인전문가들이 뽑은 ‘죽기 전에 마셔야 할 100대 와인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1945년 빈티지 와인 레이블에는 V자의 그림을 넣어 승리의 기쁨을 표시하고 가족을 잃은 큰 고통을 승화시켰다.


이를 계기로 레이블을 제작하는 영감 있는 아이디어에 착안, 매년 예술가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면서 세계적인 거장 샤갈, 피카소, 워홀, 찰스 황태자 등 화가들에게 레이블의 윗부분에 작품을 부탁하여 와인과 예술을 접목시켰다.

1973년 샤토 무통 로칠드 와인은 이 와인의 애주가였던 프랑스 전 대통령 자크 시라크가 농무장관시절에 1등급으로 승격시켜주면서 118년의 서러움을 풀 수 있었다. 이 사건은 프랑스 와인 역사에 유일무일한 기적으로 불리운다. 이 후 샤토 무통 로칠드는 프랑스 보르도 5대 샤토에 진입하게 됐고, 가문의 새로운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20세기 미술의 거장 피카소가 드로잉 하듯 자유로운 선들로 그린 인물들이 축배를 하며 승리의 쾌감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그림을 레이블로 사용했다.

미국의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샤토 무통 로칠드 와인을 시음한 후에 '이 이상 더 좋은 와인은 없다'며 '최고 점수가 100점에 그치기 때문에 100점을 줄 따름'이라고 아쉬워 했고, 와인 잡지 디캔터(Decanter)는 '죽기 전에 꼭 마셔야 할 와인'에 1위로 선정했다. 샤토 무통 로칠드 와인은 와인 만화책 신의 물방울 1권, 2권 9권 등에 연속적으로 소개됐고, 1977년 4월에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프랑스 보르도를 공식 방문할 때 3일 동안이나 샤토 무통 로칠드에 머물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2014년에 작고한 무남독녀이며 아름다운 배우 출신인 와인업계의 여걸 필리핀 드 로칠드(Philippine de Rothschild;1933-2014)는 미국 나파 밸리의 로버트 몬다비와 함께 만든 오퍼스 원(Opus One) 와인, 칠레의 콘차이 토로(Conchay Toro)와 함께 만든 알마비바(Almaviva) 와인을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신세계 명품와인에 새로운 지평선을 열어 주는데 공헌을 했다.

그리고 프랑스 랑그독-루시옹 리무(Limoux)지역 도메인을 인수한 도메인 바론나크(Domaine de Baron’Arques)에서 남프랑스 신 개념의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기도 했다. 현재는 3형제(카미유 세레이 드 로칠드와 필립 세레스 드 로칠드, 줄리앙 드 보마르셰 드 로칠드)가 공동 소유하고 할아버지와 어머니 필리핀 드 로칠드 남작 부인의 업적을 충실하게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은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노스리지에서 컴퓨터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1975년 가수로 데뷔하여 대학가요제 MC로 활동하고, 1980년 후반부터 MBC 라디오에서 ‘이수만과 함께’ 프로그램에서 DJ를 맡아 인기를 끌었다. 1989년 10집 뉴에이지 이후 음악활동을 그만두고 1989년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딴 SM기획을 설립해 연예기획사 사업을 시작했다. 1995년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프로듀서 겸 기업인으로 크게 성공했다. 2011년 프랑스 파리에서 K-POP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후 2013년 중국 북경 공연에서도 성공하여 한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 회장은 샤토 무통 로칠드 와인 한잔을 마시면서 자신에게 기사작위를 준 필리핀 드 로칠드 남작부인이 말한 ‘와인과 대중 예술 모두, 인생을 즐겁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통한다’라는 것을 늘 기억하고 와인처럼 많은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열정을 바치면서 지금도 프랑스의 보르도와 부르고뉴, 미국의 나파, 중국의 연태지역에서 자신의 와인을 만들고 싶은 꿈을 버리지 않고 있을 것이다.

베스트 클릭

  1. 1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2. 2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불바다 된 LA, 한국인들은 총을 들었다…흑인의 분노, 왜 한인 향했나[뉴스속오늘]
  5. 5 계단 오를 때 '헉헉' 체력 줄었나 했더니…"돌연사 원인" 이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