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S&P 22개월 '최저'…경기침체 공포·유가 급락 직격탄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6.02.09 06:23
뉴욕 증시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기업들의 실적 악화, 국제 유가 급락 영향으로 2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금융업종과 헬스케어가 2% 넘게 급락했고 IT와 소매업종 지수도 2% 가까이 떨어졌다.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6.61포인트(1.42%) 하락한 1853.44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4월 이후 2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77.92포인트(1.1%) 내린 1만6027.05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79.39포인트(1.82%) 급락한 4283.7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급락세는 금융과 IT업종이 주도했다. 유럽에 이어 뉴욕 증시에서도 대형 은행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각각 4.61%와 6.9% 떨어졌다. 앞서 유럽 증시에서도 도이치뱅크가 9.5% 급락했고 BNP파리바와 ING산탄데르, 바클레이즈도 일제히 5% 이상 빠졌다.

IT기업 대표선수인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각각 4.2%와 2.8% 떨어졌고 가운데 넷플릭스와 알파벳(구글 모회사)는 강보합에 머물렀다.

하지만 장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다소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장중 한때 S&P500 지수는 2.7% 하락하며 1830선 마저 내주기도 했다. 다우 지수도 400포인트 넘게 빠지며 1만5800선까지 밀렸지만 막판 반등으로 1만6000선을 지켜냈다. 나스닥 지수는 무려 3.42% 급락했었다.

◇ 국제유가, 감산 불발에 급락…WTI 30달러 아래로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베네수엘라의 감산 합의 불발 영향으로 4% 가까이 폭락하며 다시 3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2달러(3.9%) 급락한 29.69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18달러(3.46%) 떨어진 32.8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유가가 급락한 것은 전날 사우디와 베네수엘라의 감산 협의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과 만났지만 감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회의 직후 양쪽 모두 생산적인 만남이었다고 자평했지만 실질적인 결과물은 내놓지 못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생산적이라는 것이 생산량 감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장이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제금값, 3.5% 급등 1200달러 근접… 13개월 최대 상승
국제 금값은 달러 약세와 증시 급락 영향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면서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40.2달러(3.5%) 급등한 1197.9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이며 지난해 6월19일 이후 최고 가격이다. 장중 한때 12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국제 금 가격은 올 들어서만 약 13% 급등했다.

골드코어의 마크 오버린 이사는 "금값이 비치볼처럼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튀어 올랐다"며 "최근 5주 동안 12% 올랐기 때문에 1200달러 선에 근접하면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금값이 바닥을 찍고 다시 강세로 돌아섰는지 여부"라며 "주위 상황과 기술적인 분석으로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64.8센터(4.4%) 급등한 15.426달러에 마감했다. 백금과 팔라듐 역시 각각 2.8%와 3.9% 상승했다. 반면 구리 가격은 0.6% 하락했다.

◇ 달러 약세, 엔 환율 13개월 최저
달러가 국제 유가 하락과 글로벌 증시 하락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엔/달러 환율은 1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8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37% 하락한 96.68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3% 오른 1.119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1.4% 급락한 115.25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2014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적절한 처방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시장은 이 정책의 효과와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BMO(런던)의 스티번 칼로 전략분석가는 "엔화 강세가 두드러졌다"며 "지금과 같이 리스크를 줄이려는 분위기에서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 유럽 증시, 은행주 급락에 2년여 최저치
유럽 증시는 2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은행권 대출부실을 둘러싼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관련주가 동반 하락했다. 감산 불확실성으로 유가가 장중 배럴당 30달러를 밑돌면서 에너지주도 크게 빠졌다. 투자자들은 서둘러 발을 빼고 안전한 국채시장으로 옮겨갔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3.4% 하락한 1239.68에 거래를 마쳤다. 2013년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3.54% 급락한 314.36에 거래를 마쳤다. 은행지수가 5.6% 급락해 낙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3.27% 내린 2785.17에 마감했다.

국가별로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2.71% 하락한 5689.36을 기록했고, 독일 DAX30지수는 3.30% 내린 8979.36을 나타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3.20% 후퇴한 4066.31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그리스 증시가 7.9% 급락했다. 유럽연합 채권단이 구제금융 분할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두고 검토 작업을 늦출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종별로 은행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도이체방크가 10% 가까이 급락했고, BNP파리바와 ING산탄데르, 바클레이즈도 일제히 5% 이상 빠졌다.

이날 시장조사기관 크레디트사이트는 영업실적이 부진하거나 소송비용이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도이체방크가 내년에 후순위 우발전환사채(코코본드)의 쿠폰금리를 지급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안틸라 캐피털은 "은행들이 생각보다 탄탄하지 않다고 투자자들이 여기기 시작했다"면서 "미국 경기둔화와 중국을 둘러싼 지속적 우려, 유가의 변동성이 가세해 투자심리가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거시경제 상황에 민감한 자동차와 미디어, 건설과 기술주도 4% 이상 빠졌다. 유가하락과 맞물려 에너지주 역시 부진했다. 유럽 석유·가스지수는 2.6%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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