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챙기는 정치인은 퇴출”

더리더 박광수 기자 | 2016.02.05 11:44

[20대 총선 후보를 만나다-강정구 전 더불어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

30년 상인의 아들로 서민입장 대변…전통시장 등 개발 주력할 것

서울 서대문(을) 강정구 후보는 ‘서대문 토박이’다. 초·중·고 유년시절과 대학생활을 서대문에서 보냈으며, 부모님이 유진상가와 인왕시장에서 30여 년간 장사하면서 4남매를 키웠다. 4남매 모두 서대문에서 초중고를 나온 진정한 ‘서대문 가족’이다. 따라서 서대문의 옛 모습과 현재 모습을 가장 잘 아는 후보기도 하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야당 강세지역인 서대문에서 새누리당이 3번 연속 총선에서 승리한 점은 ‘정치인 강정구’에게 가슴 아픈 현실이다. 논객들은 야당이 정두언 새누리당 후보를 꺾을 만한 인물을 내보내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보지만 강 후보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3번의 총선 모두 박빙의 상황 속에 홍은·홍제권을 흔들지 못한 게 패배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홍은·홍제권은 야당색이 강한 지역이기 때문에 이 표밭을 잘 관리한다면 정두언 후보의 4선을 저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야당 후보들이 넘지 못한 홍은·홍제권의 표심을 유일하게 흔들 수 있는 후보자는 나”라고 얘기하는 강정구 후보를 만나 이번 총선의 필승전략을 들어봤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성균관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국회의원 정책보좌역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당시 “민주주의의 발전 없이 우리 사회의 발전은 없다”는 소신을 갖고 일했다. 국회경험과 초선 때 의정활동, 리더십을 인정받아서인지 33세에 전국 최연소 기초의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여성부 장관 비서실장, 국회의장비서실 정무비서관(정책)을 지냈다. 2012년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으로 총선과 대선에서 당의 전국조직을 총괄 지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조직위 사무총장을 맡아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국제행사 경험을 쌓았다.”

서대문(을) 지역은 여당과 야당 모두 관심을 두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 지역을 선택한 이유는?

“서대문은 내가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유년시절을 함께 한 고향과도 같은 지역이다.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 서대문구 홍은동으로 이사 왔고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이곳에서 졸업했다. 부모님이 유진상가와 인왕시장에서 30여 년간 야채가게와 과일가게를 운영해 지역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안다고 자부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서대문은 70년대 서부지역의 중심지였다.

당시 인왕시장과 유진상가, 모래내시장은 서부상권의 중심지였으나 지금은 낙후지역의 대명사가 됐다. 이제 서대문은 옛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 명성도 되찾고 서대문의 새로운 발전과 희망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김영호(47·민·지역위원장), 권오중(48·민·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이강래(63·민·전 국회의원), 이근호(46·민 대외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 예비후보를 등록한 민주당 인사들과 경선에서 경합을 벌여야 한다. 본인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나는 국회보좌관과 국회의장비서실에서 일하면서 국회경험을 쌓았을 뿐만 아니라 지방의원과 지방의회 의장으로 일하면서 지자체의 경험도 갖고 있다. 아마도 국회와 지자체 경험을 동시에 가진 출마자는 드물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여성부 장관 비서실장으로서 중앙행정경험도 갖고 있으며 중앙당 사무부총장과 정책위부의장, 서울시당의 부위원장으로서 당무경험도 거쳤다.

이처럼 다양한 공직경험과 당직경험을 가진 ‘힘 있는 새 일꾼’이라고 나를 소개하고 싶다. 아울러 홍제초, 서대문중, 대신고를 졸업한 ‘홍은동 토박이’로서 이 지역에서 초·중·고를 나온 후보는 나밖에 없다. 서대문(을)에만 초·중·고 8000여 명의 동문이 나를 지지해 더없이 든든하다. 부모님 역시 유진상가와 인왕시장에서 30여 년간 장사를 해서 상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 또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서대문(을) 지역은 17대 총선 이후부터 야당 후보가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58)에게 3번 연속 패배한 지역이다. 야당 약체 후보가 출마했기 때문이라는 소리가 많다. 패배의 이유를 설명한다면?

“서대문(을)은 대통령 선거, 서울시장 선거, 구청장 선거, 시·구의원 선거에서 더민주가 모두 이긴 야당 텃밭이다. 그럼에도 국회의원 선거에서만 정두언 의원에게 내리 3번을 졌으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연속된 패배의 주원인은 정두언 의원에 비해 우리 후보의 경쟁력이 약했다는 게 정설이다. 정 의원은 여당이면서도 야당의 목소리를 내는 분이다. 특히 정 의원의 부친이 광주 출신이어서 중도층이 당시 정 후보에게 쏠렸던 것으로 파악한다.

반면 우리 후보는 자기의 표를 가져가는 정치를 하지 못했다. 아울러 19대 총선에서 박빙의 승부 상황일 때 홍은·홍제권, 특히 벽산아파트에서 정 후보의 몰표가 나온 게 결정타였다. 정 후보의 거주지역이기 때문인데 이걸 깨야 한다. 난 벽산아파트 근처에서 초·중·고를 나왔기 때문에 벽산아파트에 나의 지지세력이 많다. 정 후보를 지지했던 동문들이 지금은 나를 도와주고 있다. 동문이라는 것은 정치 성향하고는 상관없다.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는 우리당 지역위원회의 조직분열이다. 조직이 분열된 지역은 항상 패배를 불러온다. 이번 총선만큼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라는 말처럼 새로운 사람이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면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서대문(을) 지역 내 현안 중 급선무로 해결해야 할 사안은 무엇이며 어떤 공약으로 주민을 설득할 계획인가

“앞서 얘기한 것처럼 낙후된 서대문을 서부지역의 중심지였던 옛 명성대로 되돌려야 한다. 세월이 변하면서 도시도 따라 발전해야 하는데 서대문은 인근 연신내, 불광동에 비해 오랫동안 정체된 상태다. 가슴이 아프다. 변화의 핵심은 유진상가와 인왕시장, 모래내시장 그리고 교통이다. 특히 동서남북으로 연결되는 교통의 중심지로서 ‘사통팔달 서대문’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길음역에서부터 국민대, 상명대, 서울간호대, 홍제역, 홍은동, 연희동, 홍대지하철역을 이어주는 경전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 경전철로 동과 서를 잇는 한 축이 완성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서부선이 조기 착공되도록 노력하겠다. 이처럼 교통에서 큰 마스터플랜을 그려야 한다. 이밖에도 주민들과 밀접한 논의를 거쳐 인왕시장 및 유진상가, 모래내시장의 조속한 개발과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발전모델을 제시하겠다.”

서대문(을)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자체와의 연계도 중요하다. 따라서 같은 더불어민주당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석진 서대문구청장과의 소통도 잘 될 것으로 보이는데

“내가 생각하는 국회의원은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장들과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과는 서울시당 부위원장으로서 서울시장선거선대위의 상황실장 역할을 했기 때문에 박 시장의 재선에 일조했다. 따라서 허물없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한다. 문석진 구청장은 20여 년간 알고 지낸 선후배 사이다. 따라서 소통이 잘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국회상임위원회에 들어간다면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나

“국회에서 처음 보좌관 생활을 할 때 내무위원회와 통신과학기술위원회의 정책보좌를 했다. 이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나 지방의회 경험과 여성부에서의 중앙행정 경험을 살려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싶다. 특히 통신과학기술위원회에서 일할 때는 지금의 휴대전화 발전의 밑거름이 된 위성방송 전송방식,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이 선택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기존 통신업자들은 장비교체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선택하고자 했다.


그때 내가 “미래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방식은 CDMA 방식”이라고 이들을 설득해 결국 선택하도록 했다. 핵심기술로 먹고 사는 문제는 정말 잘 고민해서 선택해야 한다. 미방위에 가면 제대로 된 역할을 해낼 자신이 있다.”

세계시각장애인챔피언십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것으로 안다. 평소 장애우를 대상으로 봉사를 많이 했나

“스페셜올림픽이 지적장애인들의 올림픽이라면 세계시각장애인챔피언십대회는 시각장애인들의 올림픽이다. 장애유형별로 국제대회를 열어 우승자에게 2016년 브라질 리오 장애인올림픽의 출전권을 주는 중요한 국제대회이기도 하다. 평소 시각장애인들과의 교분이 없었지만 공직과 당직경험을 필요로 한다는 시각장애인계의 간곡한 부탁이 있어 이번에 사무총장을 맡았다.

사무총장을 맡고 나서 정부와 국회, 서울특별시와 서울시의회, 전경련과 경제단체회원사, 장애인체육회단체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성공적으로 국제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장애인과 심리적인 친근감이 생겼으며 장애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런 기회를 준 시각장애인들에게 지면을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

평소 정치에 대한 소신과 철학은 무엇인가

“정치인으로서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다”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살고 있다. 홍은동 달동네 철거민의 아들로 자랐고 시장상인의 아들로 커온 서민의 아들인 만큼 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게 나의 정치적 소신이다.

정치는 권모술수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정성을 갖고 구민들과 함께 하겠다.”

마지막으로 서대문(을) 지역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지역 상가를 방문하면 많은 분들이 “이제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사람이 바뀌어야 정치가 바뀌기 때문에 정치를 바꾸려면 사람을 바꿔야 한다. 요즘 국회의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런 정치인은 국민이 퇴출시켜야 한다.

국회의원이 챙겨야 할 것은 자기 밥그릇이 아니라 서민의 밥그릇이다. 국민의 삶을 챙기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챙겨야 한다. 이제 젊고 참신한 사람이, 힘 있는 새로운 사람이, 깨끗한 정치·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응원해주면 감사하겠다.”

강정구 부의장
전남 나주 출생
서대문구 홍제초등학교(36회)
서대문중학교(11회), 대신고등학교(33회)
성균관대 중문학과 졸업
연세대 행정대학원 재적 중
민주통합당 사무부총장(조직)
現 문재인 국회의원 정무특보
국회의장 정무비서관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조직위 사무총장
참여정부 여성부 장관비서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위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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