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의 미국 성장률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추정하는 미국의 잠재성장률 2.0%에 크게 못 미칩니다. 글로벌모니터가 파악하는 잠재성장률 수준 1.5%에도 절반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경제성장률이란 게 들쭉날쭉하기 마련입니다. 위 그래프의 녹색 막대로 보듯이 지난해 1분기나 2014년 1분기에도 성장이 크게 둔화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이후에는 금세 강한 회복세를 되찾았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도 별로 걱정할 건 아니라고 볼만도 하겠죠.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지난해나 2014년 1분기의 성장둔화에는 '강추위와 폭설' 같은 이례적인 비(非)경제적 불규칙 요인들이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분기에는 그런 일이 거의 없었죠.
물론 기업들이 재고를 줄이기 위해 생산을 덜 한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재고효과를 제거해서 볼 수 있는 지표도 잠재수준을 크게 밑돌 정도로 부진했습니다. 바로 '국내총생산(GDP)의 최종 판매'라는 지표입니다. 위 그래프의 주황색 선입니다.
이 지표는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과 용역이 국내외로 얼마나 빠른 속도로 팔렸는지를 따지는 겁니다. 그게 새로 생산한 것이든, 창고에 쌓아놨던 재고이든 무관한 것이죠. 미국산 제품과 용역에 대한 국내외 총수요의 성장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그런데 이 지표 역시도 4분기에는 1.2%밖에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4분기의 미국 성장 둔화를 '일시적 현상'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렵게 됐습니다. 미국의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안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있지 않을까요?
지난 1월말 회의에서 FOMC는 '미국 경제와 고용 전망에 미치는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굉장히 드문 이입니다. 위험이 여전히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다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무래도 하방 쪽으로 위험균형이 기울었을 지도 모른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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