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은 한미 '신약 투톱', 글로벌 제약업계 '시선집중'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6.02.11 03:00

[제약산업 R&D 현주소]①한미약품, 새 전략 신약후보물질

편집자주 | 119년 역사의 한국 제약산업이 새 전기를 맞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바이오시밀러에 세계가 주목한다. 좁은 내수시장과 약가 규제, 이로 인한 연구개발(R&D) 투자 한계에도 불구하고 제약인들의 뜨거운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도 미래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산업에 큰 기대를 걸고 정책적 에너지를 붓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의료한류'를 이끌어갈 주요 제약사들의 전략 파이프라인을 소개하고 가능성을 짚어보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우리 제약산업을 독려하고 미래를 예측해본다.

지난달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행사가 막을 내렸지만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과 이관순 사장 등 18명의 임원진들은 다음 일정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행사 뒤에도 다국적 제약사들과 비즈니스 미팅은 줄줄이 잡혀 있었다. 4일간 이어진 행사를 소화하며 몸은 지쳤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한국 신약 개발사를 다시 쓴 대형 기술수출 계약이 1년 전 이곳에서 시작된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 한국 제약 사상 최대 사건으로 꼽히는 한미약품의 '8조원대 기술수출' 흥분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한미약품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한미약품에게 올해 행사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신약기술수출 신화를 이어갈 주력 후보군에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미약품이 올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준비한 ‘또 다른 시작’은 지속형 성장호르몬치료제 ‘HM10560A’와 표적항암제 ‘HM95573’이다. 역대 최대 인원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파견한 한미약품은 두 신약후보물질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총력을 다했다.

한미약품이 어떤 신약을 전면에 내세울지는 제약업계 최대 관심사다. 추측이 무성하지만 우선 ‘HM10560A’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HM10560A’는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기반으로 한 한미약품의 6개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중 아직 다국적 제약사로 기술수출이 안된 마지막 ‘하나’다. ‘HM95573’는 예측이 힘들었다. ‘HM95573’는 한미약품 화학 합성신약 8개 후보물질 가운데 기술수출된 ‘HM71224’와 ‘포지오티닙’, ‘HM61713’ 세 개를 제외한 남은 5개 가운데 하나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발표자로 나선 이관순 사장은 ‘HM10560A’와 ‘HM95573’를 전면에 내세웠고 발표시간 40분의 상당 부분을 두 신약 발표에 할애했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글로벌 제약업계 ‘큰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 관계자는 “두 신약에 대한 질문공세가 이어졌고 발표 시간에 맞추기 위해 질문을 끊어야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HM10560A’에 글로벌 제약업계의 관심이 쏠린 까닭은 지난해 사노피와 로슈 등 대형 다국적 제약사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도입한 ‘랩스커버리’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임상 성공에 이은 상업화 가능성이 높다는 일종의 ‘인증’이 됐다.

‘HM10560A’가 주목받은 이유는 하나 더 있다. 한미약품이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신약 ‘에플라페글라스팀’이 최근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해서다. ‘에플라페글라스팀’이 임상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는 소식은 이 약물에 적용된 ‘랩스커버리’ 기술이 그만큼 안정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점을 증명하며 ‘HM10560A’에 대한 기대감도 끌어올렸다.


랩스커버리 기술에 성장호르몬 치료제를 태운 ‘HM10560A’는 약효 지속시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나 1주일에 1회만 투여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올해 3분기 임상 3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HM95573’는 ‘RAF’라는 단백질을 차단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표적항암제다. ‘RAF’는 원래 정상 세포 안에서는 ‘세포를 증식하라’는 신호 전달의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암세포 내에서 변형이 일어난 ‘RAF’는 과도한 신호전달을 해 세포증식을 비정상적으로 활발하게 일으키고 암을 키운다. ‘HM95573’는 ‘RAF 저해제’ 인 셈이다.

사실 ‘RAF 저해제’ 계열의 약물은 시판 중인 것들이 있다. 바이엘의 간암치료제 넥사바와 로슈의 흑색종치료제 ‘젤보라프’다. 하지만 현재 고형암(혈액암을 제외한 간암, 폐암, 대장암, 위암 등)에 적응증으로 임상 1상 중인 ‘HM95573’는 추후 대장암 등으로 적응증이 허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현재 판매 중인 주요 대장암 표적항암제는 아바스틴과 얼비툭스가 있다. 일부 부작용을 비롯해 치료효과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글로벌 대장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내년 78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시장 규모의 8배 이상 성장하는 셈이다.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HM95573’에 주목한 이유다.

손지웅 한미약품 R&D 부문 부사장은 "HM10560A 임상시험 2상이 종료 단계에 와 있으며 최종 리포트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3분기 중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HM95573의 경우 연내 임상 2상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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