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달러 급락·유가 반등에 혼조…다우 1.13%↑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6.02.04 06:24
뉴욕 증시가 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와 달러 약세, 국제 유가 급등 등 호재와 악재가 엇갈리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9.5포인트(0.5%) 상승한 1912.53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83.12포인트(1.13%) 상승한 1만6336.66으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 지수는 12.71포인트(0.28%) 떨어진 4504.24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서비스업 지표 부진에 개장과 동시에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개장 후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S&P500 지수는 1.6%, 다우 지수는 1.2%까지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는 2% 넘게 급락세를 연출했다.

하지만 경기지표 악화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며 달러 가치가 급락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1.7% 급락하며 3개월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 급락은 국제 유가를 8% 넘게 폭등시켰고 지수 모두 낙폭을 빠른 속도로 만회했다. 하지만 나스닥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주가가 각각 1.6%와 4% 하락하면서 낙폭을 줄이는데 만족해야 했다.

◇ 서비스업 지수 2년 최저 ‘먹구름’… 고용지표 호조 지속
이날 발표된 서비스업 지표는 경기 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지난 1월 미국의 서비스업지수는 53.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전월의 55.8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 55.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선행지표인 신규주문지수가 58.9에서 56.5로 2.4포인트 하락했고 기업활동지수도 59.5에서 53.9로 급락했다. 고용지수도 56.3에서 52.1로 떨어졌고 지불가격지수는 46.4로 4.6포인트 하락해 기준선(50)을 밑돌았다.

금융정보 서비스업체 마킷의 조사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1월 미국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2(확정치)를 기록, 2013년 10월 이후 가장 낮았다.

마킷은 “1월 서비스업 PMI가 여전히 기준선 50을 상회하고는 있으나 2009년10월 이후의 평균치 55.8에도 크게 미달한다”고 평가했다. 마킷의 크리스 윌리암슨은 “금융시장의 불안 심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함께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며 “달러 강세로 제조업 경기가 둔화됐고 관광 수요를 줄여 서비스업에도 피해를 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용지표는 호조를 이어갔다. ADP가 집계한 1월 미국의 민간고용은 전달보다 20만5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19만5000명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12월 민간고용은 25만7000명에서 26만7000명으로 상향 수정됐다.

◇ 달러, 금리 동결 전망에 급락… 3개월 최저
서비스업지표 부진과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의 발언은 달러 가치를 크게 떨어트렸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1.73% 급락한 97.10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2일 이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1.86% 급등한 1.111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2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엔/달러 환율 역시 2.27% 급락한 117.22엔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약 2주 최저 수준이다.

더들리 총재는 MNSI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이후 금융시장 상황이 상당히 위축됐고 지속될 경우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금리인상을 늦출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 국제유가, 美 원유 재고 증가에도 8% 폭등

달러 급락은 국제 유가를 8% 넘게 끌어올렸다. 감산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4달러(8%) 폭등한 32.28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7.2% 급등한 35.0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감산 불씨를 되살린 것도 긍정적이었다. 로이터는 러시아 RIA뉴스를 인용,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주요 산유국 관계자를 만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급증했다는 소식에 하락 출발했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780만배럴 증가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480만배럴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원유 저장시설이 밀집한 쿠싱 지역 재고도 74만7000배럴 증가했다. 휘발유 재고 역시 590만배럴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인 170만배럴을 3배 이상 앞질렀다. 난방유와 디젤을 포함하는 정제유 재고는 80만배럴 감소했다. 시장에선 11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 국제금값, 1140달러 돌파 ‘3개월 최고’
국제 금값도 요동쳤다. 1140달러 선을 돌파하며 3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4.1달러(1.3%) 급등한 1141.3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30일 이후 최고 가격이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44.5센트(3.1%) 급등한 14.7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구리와 백금도 각각 2%와 2.9% 올랐고 팔라듐은 4.9% 폭등했다.

골드코어의 마크 오번 이사는 "서비스업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1.73% 급락한 97.10을 기록, 3개월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 유럽 증시, 경기 둔화 우려에 일제 하락
유럽 주요국 증시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1.64% 내린 1295.66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1.66% 떨어진 2781.64에 마감됐다.

국가별로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1.43% 하락한 5837.14를 기록했고, 독일 DAX30지수는 1.53% 내린 9434.82를 나타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33% 떨어진 4226.96에 장을 마감했다.

은행업종은 부진을 이어갔다. FTSE350은행업지수는 3.6% 하락하며 올 들어서만 19% 폭락했다. 인원 및 지점 감축 계획을 발표한 영국 로이드 은행이 2.02% 하락했다. 바클레이스도 감원을 발표하며 4.69%의 낙폭을 보였다. 씨티그룹이 목표주가를 하향한 스탠다드차타드도 4.29% 떨어졌다.

부실채권 우려가 재점화되며 이탈리아 은행주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방코 포플라르,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가 각각 10.02%, 6.6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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