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준대형차 시장은 월 1만대 이상의 판매량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준중형과 중형차의 판매 감소세와 대비된다. 중형차와의 가격 차이는 좁혀진 반면 성능과 디자인의 차별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 주요 배경이다.
기아차가 지난 달 출시한 '올 뉴 K7(이하 신형 K7)'은 이런 '핫'한 준대형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차다. 진일보한 디자인과 주행성능, 다양한 편의사양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달 12일 이후 15일(영업일수 기준) 만에 누적 계약 1만대를 넘어섰다.
신형 K7은 차체의 전체적인 형상에 부드러운 곡선과 볼륨감이 강조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주변의 평가가 가장 후한 부분은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전면부에 1세대 호랑이코 그릴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음각 타입의 세로바 그릴이 적용됐다. 웅장하고 남성적이다. 차별적인 매력을 물씬 풍긴다. 전후면 라이트가 켜질 때 선명히 나타나는 영문자 'Z' 문양의 LED 주간주행등도 K7에 세련미를 입힌다.
차에 올라타고 나서의 첫 호감은 시각이 아닌 촉각에서 왔다. 마름모꼴 바늘땀이 도드라진 나파 가죽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쌌다. 2시간 남짓의 시승 도중 불편함 없이 안락했다. 실내 센터페시아 주변은 수평형 레이 아웃과 기능 중심의 간결한 조작 버튼 배치 덕에 여유롭게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을 손에 쥐면 준대형차답게 묵직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시내 도로와 천호대교를 지나 올림픽대로에 들어서면서 속도를 냈다. 가속페달을 밟자 다소 반응이 굼뜨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새로운 파워트레인 조합이 진가를 발휘했다.
시승차는 290마력(ps)의 출력과 35.0kgf.m의 토크를 낸다. 여기에 기아차가 세계 완성차 최초로 개발한 전륜 8단 자동변속기가 얹혀졌다.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 이상으로 속도를 높였지만 부드러운 변속감과 미끄러지는 듯한 가속감이 일품이다. 순간 가속에도 불편하지도 거슬리지도 않는다. 코너링 구간에서도 쏠림과 흔들림이 현저히 적다.
소음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차창 밖 바람 소리나 노면 소음이 고속 구간에서도 크지 않다. 실연비도 양호했다. 신형 K7 3.3 GDI(19인치 타이어 기준)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9.7km다. 시승 코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속구간에서 '스포츠' 드라이브 모드로 주행했는데도 리터당 11.3km의 연비가 나왔다.
신형 K7은 가솔린 모델 2종(2.4, 3.3)과 2.2 디젤, 3.0 LPi(액화석유가스) 모델 등 4가지로 일단 운영된다. 가격은 3090만~3920만원(개별소비세 인하 전 기준)이다. 올 하반기엔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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