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라보콘 해태와 허니버터 해태는 다른 회사? 주주의 눈물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 2016.02.04 08:12

'15년 전 채권단의 알짜 사업 빼돌리기로 주권 휴지조각 됐다' 주장

국내 최장수 아이이크림인 해태제과 부라보콘
해태제과식품이 올 상반기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옛 해태제과 투자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년 전 해태제과 채권단이 알짜 사업을 매각하면서 주식이 휴지조각이 된 주주들이다.

홈런볼, 부라보콘 등으로 유명한 해태제과는 1945년 대한민국 최초로 설립된 제과 업체다. 야구단까지 이끌어 최근 유행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는 남자 주연 이름이 '해태'일 정도로 국민들에게 친숙한 기업이다. 지금의 해태제과식품은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당시의 '해태'가 아니다.

해태제과는 1997년 11월 IMF 사태로 부도를 맞게 되고 1999년 12월 8442억원 규모의 대대적인 출자전환으로 채권기관들이 최대주주가 된다. 종합금융회사, 은행, 증권회사 등이 해태제과의 지분 약 99%을 차지하게 됐다. 개인투자자의 지분은 0.51%에 불과했다.

2001년 5월 회사정리절차가 시작됐고 당해 6월 조흥은행 등 채권단은 UBS캐피털 컨소시엄에 해태제과의 '제과 사업 부문'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제과 기업에서 상표권 및 영업권 등을 포함한 제과 부문을 파는 것은 사실상 기업을 통째로 파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매각 대금은 4150억원. 양수 대금은 채무변제로 사용돼 채권단은 대출 자금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었다.

문제는 해태제과라는 회사 자체를 매각한 것이 아니라 사업 일부분을 판 것이므로 주주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2001년 6월 영업양수도 계약 체결 당시 개인투자자의 지분은 87.63%에 육박했다.


제일종합금융, 대한종합금융, 엘지투자증권, 한화종합금융,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대주주들이 영업양수도 계약이 체결되기 전부터 지분을 장내 매각했고 이를 개인들이 받은 것이다. 이후 옛 해태제과는 UBS 컨소시엄에 제과 사업 부문을 자산매각 한 후 잔존법인의 회사명을 하이콘테크로 바뀌어 청산절차를 진행했다.

이번 해태제과식품의 상장이 재상장이 아닌 신규상장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해태제과식품은 옛 해태제과로부터 제과 사업 부문을 양수해 설립한 신규법인인 것이다.

옛 해태제과 주권을 갖는 일부 주주들은 제과 사업의 양도로 금전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해태제과식품의 주주와 동일한 권리를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다. 2010년 3월 해태제과 옛 주주들은 현재 해태제과식품을 대상으로 주주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한 바 있다.

송인웅 해태제과주권회복위원회 대표가 제시한 실물 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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