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만기 5년짜리 장기 예금 나온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6.02.03 16:01

ISA 편입 전용, 일반인 별도 가입 불가… 금리, 1년짜리보다 높을 듯

은행권에서 자취를 감춘 만기 5년짜리 장기 예금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에 맞춰 나온다. 다만 ISA 전용 상품으로 별도 가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들은 다음달 ISA 출시에 맞춰 만기 5년짜리 예금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만기 5년짜리 예금은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 거의 판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은행이 만기 5년짜리 예금 금리를 고시하고는 있지만 실제 은행 창구에 문의하면 5년짜리 예금은 없다며 다른 상품을 권하기 일쑤다.

만기 5년짜리 예금이 사라진 것은 저금리가 지속되며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만기 1년과 3년짜리 예금의 금리차가 거의 없어지면서 만기 3년짜리 예금조차 수요가 크게 줄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만기 1년과 3년짜리 예금의 금리차는 대부분의 은행에서 0.2%포인트에 불과하다.

반면 만기 1개월과 12개월짜리 예금의 금리차는 보통 0.2%포인트가 넘는다. 만기를 3년으로 길게 가져가봤자 얻을 수 있는 금리 헤택이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셈이다. 일부 은행에선 만기 3년짜리 예금 금리가 오히려 1년짜리 예금보다 낮다. 광주은행의 'KJB스마트정기예금'은 만기 3년짜리 금리가 1.41%로 1년짜리 1.52%보다 0.11%포인트 낮다.


금리가 낮은 탓에 3년짜리 예금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5년짜리 예금이 나오는 것은 ISA 때문이다. ISA에는 예금은 물론 펀드와 ELS(주가연계증권) 등을 다양하게 담을 수 있다. ISA 고객으로선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추구하겠지만 어느 정도 원금 보장에 대한 욕구는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은행 고객은 증권사 고객에 비해 원금 보장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오는 3월14일에 나올 ISA에 각 은행이 자행 예금은 편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은행들끼리 ISA에 편입할 예금을 서로 교환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은행들이 만기 5년짜리 예금을 준비하는 것도 다른 은행들과 ISA에 편입할 예금을 교환하기 위해서다. ISA 의무 가입기간이 5년인데 기존 만기 1년짜리 예금은 매년 교환하느라 번거로운데다 거래 비용이 많이 들고 만기 3년짜리 예금은 ISA의 의무 가입기간 5년에 맞추기가 힘들다.

만기 5년짜리 예금 금리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기존 만기 1년짜리나 3년짜리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ISA 고객 유치를 위해 어느 정도 금리 매력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끼리 ISA에 편입할 예금을 교환하기 위해 5년짜리 예금 상품을 만들고 있다"며 "은행 창구에서 별도로 가입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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