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6월까지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한다. 또 1분기 재정과 정책금융을 지난해보다 21조 5000억원 가량 추가로 조기집행한다.연초 내수둔화와 수출부진 등 경기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가능한 정책카드를 모두 꺼내 든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3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2차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민간소비·투자·수출촉진 방안과 재정 조기집행 확대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사상 처음으로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다시 내리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27일부터 지난해말까지 4개월간 한시적으로 개소세를 인하한 바 있는데 이를 다시 6개월 연장한 것이다.
승용차 개별소비세는 5%에서 3.5%로 한시적으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경우 개소세와 교육세(개소세의 30%) 등 세금이 41만~58만원 줄게 된다. 지난 1월 1일 이후 지금까지 판매분도 소급 적용된다. 정부는 자동차 업계의 추가 할인과 홍보강화 등 자체 판촉도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1분기 재정과 정책금융 집행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1조원 이상 늘리고 이를 민간에 실집행되는 기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재정투입액은 총 144조원으로 당초 계획했던 138조원보다 6조원을 늘렸다. 중앙재정과 지방재정, 지방교육재정 각 2조원씩 6조원이 더해지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1분기 재정집행을 지난해 130조원보다 8조원 늘리기로 했는데 여기에 다시 6조원을 보태는 것으로 전년대비 총 14조원을 더 투입하는 셈이다.
정책금융도 당초보다 15조 5000억원 증액한 115조 90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무역금융은 계획보다 10조6000억원을 더 배정했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 추경과 개소세 인하 종료 등 예견된 하방요인에 더해 최근 수출부진이 심화되고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와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1분기 경기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졸업시즌을 앞두고 청년고용불안도 확대될 가능성이 커서 이같은 내수수출 촉진대책을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코리아그랜드세일과 연계해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단체관광객 전자비자 발급처를 베이징에서 전체 공관으로 확대한다. 중국·대만 항공기 신규증편 조기지원과 설연휴전 세금즉시환급 시행 면세점(사후면세점) 확대에도 나서기로 했다.
오는 2분기로 예정했던 '내집연금 3종세트'도 3월중 조기출시해 가입을 독려하기로 했다.
내집연금 3종세트는 주택연금 가입시 기존 주택담보대출 상환상품, 주택연금 가입약정시 보금자리론 금리우대 혜택제공, 저소득층 대상 우대형 주택연금상품 등을 말한다.
이밖에 설상여금과 협력업체 대금의 조기지급, 온누리상품권 구매확대 등 대기업의 협력과 공공부문 성과상여금 1분기 내에 조기지급도 유도한다. 최근 가격이 오른 한우와 수산물, 채소류 공급물량도 기존 설대책 발표분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투자확대와 수출회복을 지원하는 대책도 이번 방안에 포함됐다. 먼저 1분기중 한전 등의 에너지신산업 투자를 4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한다.
기업의 설비투자가속상각 혜택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늘리고 연구개발 세액공제를 지원하는 신성장, 원천기술의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시중금리보다 1%포인트 더 저렴한 저리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촉진펀드도 2조원 규모로 조성한다.
수출의 경우 한·중 산업장관회의와 한·이란 경제공동위 등 대외협력을 확대하고 민관합동 수출투자회의를 통해 수출애로 해소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1분기 내수와 수출을 살려 일자리 여력을 최대한 확충하기 위해 가용재원과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재정과 정책금융 집행규모를 21조원 이상 확대하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민간소비와 투자촉진을 위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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