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에볼라보다 위험… DDT 등 극단적 방법도 고민해야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 2016.01.31 17:19

콜럼비아선 임산부 환자 2000명 넘어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 모기 /사진=블룸버그
중남미를 중심으로 북미, 유럽 일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가 아프리카에서 1만1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보다 글로벌 보건에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의 의료 자선재단인 웰컴트러스트의 제러미 패러 대표는 30일(현지시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면에서 지카 바이러스 발병이 2014~15년 에볼라 유행보다 더 나쁘다"면서 "대다수의 바이러스 보균자(carrier)들은 증세가 없으며, 임신부와 같은 매우 취약한 사람들이 조용히 감염돼 아기에게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웰컴트러스트의 감염 및 면역생물학 부문 책임자인 마이크 터너는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과 관련해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해선 임신한 여성에게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현실적, 윤리적 악몽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진짜 문제"라고 말했다.

터너 대표는 이집트숲모기를 가능한 신속히 없애기 위해서는 살충제 DDT 등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DDT는 독성이 매우 강해 인간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대다수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돼있다. 그러나 터너는 "DDT에 의한 환경 위험과 태아에 미칠 끔찍한 바이러스의 영향 사이에서 우리는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지난해 브라질에서 대유행한 후 빠르게 감염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브라질에선 지금까지 150만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지난해 4월 이후 소두증 의심증세 3448건 중 270건이 확진 판정이 나왔다.


콜롬비아에서는 임산부 2000명 이상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과테말라에서도 10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콜롬비아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는 2만명이 넘는다. 지금까지 지카 바이러스가 퍼진 국가는 미주대륙을 포함해 유럽, 아시아 국가 일부 등 25개 국가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2월1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국제보건규정(IHR)에 따라 특정 질병이 국제적으로 퍼져서 다른 나라의 공중 보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되며, 즉각적이고 국제적인 조치가 필요할 때 선포된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함께 여행과 교역, 국경 간 이동이 금지된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2009년 신종플루(H1N1) 대유행, 2014년 소아마비,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등 지금까지 모두 3차례 선포된 적이 있다. WHO는 2009년 6월 H1N1이 확산하자 가장 높은 경보 단계인 '대유행'(pandemic)을 선포했다가 이듬해 8월에야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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