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은 좁은 내수 시장 탓에 오래전부터 더 큰 시장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렸다. 에릭슨은 시장만 개척한 것이 아니라 해외 우수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었다. 물론 이들을 영입하기 위한 에릭슨의 노력도 남달랐다. 헬레나 노만 에릭슨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우리는 140년간 글로벌 비즈니스를 해왔는데, 글로벌 인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에릭슨의 성장에 도움이 됐다"며 "180개국 시장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여러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우리의 우선 순위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에서 스웨덴으로 건너올 때 적응을 도운 에릭슨의 문화 트레이닝(cultural training) 프로그램에서 해외 인재를 위한 이 회사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드레셀은 "스웨덴으로 오기 전 미국에서 오래 산 스웨덴 부부가 직접 집을 방문해 스웨덴의 날씨와 물가, 관행에서 부터 비즈니스 매너까지 알려줬다"며 "모든 프로그램과 비용은 에릭슨에서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에릭슨의 인터네셔널 모빌리티(International Mobility) 팀도 해외에서 온 직원들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 6주에 한번은 해외 출장을 가는 드레셀에게 스웨덴 이민청이 비자 갱신 후 7~8개월간 출국할 수 없다고 했을 때도 인터네셔널 모빌리티 직원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줬다. 또 복잡한 세금 문제와 관련해서도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민정책이 글로벌 인재들의 정착을 도운 것이다.
안나 틸란데 스웨덴 법무부 정책 자문관은 "기업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현지 근로자와 같은 수준의 임금과 보험 등을 제공할 수 있는지만 정부에 증명하면 된다"며 "정부의 이런 도움으로 스웨덴 기업은 전 세계 누구나 채용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그룹 창업자의 증손녀인 샬롯 비서 마케팅 담당자는 "우리 회사에선 엔니지어의 역할이 중요한데 폴란드엔 우수한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좋은 학교들이 많다"며 "이것이 우리가 폴란드 출신 엔지니어들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헤어·네일 등 미용 관련 서비스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 업체 트리트웰(Treatwell)엔 중국과 러시아, 프랑스, 미국 등 18개 국적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외국인을 채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비용도 많이 들고 절차도 까다롭지만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글로벌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트리트웰에겐 오히려 투자다. 창업 2년만에 유럽 10개국에 진출하고 올해 예상 매출 1억유로를 바라보는 고속 성장의 비결이 여기에 있다.
빅토르 크나프 미디어몽크스 CEO(최고경영자)는 "디지털 콘텐츠에 능한 스웨덴인과 프로그래밍에 능숙한 중국인, 세부적인 업무에 강한 일본인 등 각 나라의 특성이 모이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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